일본 대표단이 4월 26일 국세청 세종청사에서 한국 전자세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국세청 지난달 26일 오전. 파란색 외교 번호판을 단 봉고차 한 대가 정부 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건물로 들어왔다. 일본 재무성, 총무성, 국세청, 세제 조사회 관계자 9명이 탄 차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외국관료들이 통상 찾는 국제금융국이나 협력국, 대외정책국 대신 세제실의 소득세제과를 찾아 담당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일본 대표단은 기재부에 이어 오후 국세청도 찾았다. 일본 관료들이 조세 정책부서와 집행기관을 잇따라 찾은 이유는 전자화된 한국 세정 시스템을 견학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 재무성과 총무성은 한국의 기재부, 행정자치부 격으로 각각 국세, 지방세를 다루는 곳이다. 세제 조사회는 정부 위원회로 조세제도를 연구한다. 이들의 방문은 최근 일본 정부의 세정 전산화와 관련이 깊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한 '마이넘버제'를 도입했다. 조세, 사회보장 등 개인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제도다. 여러 기관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한 군데로 모으기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전산 인프라가 깔려야 한다. 이에 일본 대표단은 한국의 전자세정 시스템을 일종의 벤치마크 대상으로 간주한 것이다. 일본의 세정전산화는 총인구 수 감소와도 연관이 있다. 총인구가 줄면서 공무원 수도 감축중인데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자정부 정착이 시급한 것이다. 일본 대표단이 기재부·국세청과 면담중 주로 물은 것은 연말정산 제도, 전자신고, 전자세금계산서, 근로장려금(EITC), 금융소득 과세 등이다. 전자세정을 구성하는 대표 제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세금 체계에 관한 질의였다. 실제 우리 전자세정 시스템은 전세계적 최고수준으로 해외 국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는 2002년 홈택스 개통을 시작으로 전자 납세서비스를 본격 가동했다. 2010년 도입된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는 거래 투명성을 높였다. 게다가 연말정산 시스템은 '종이없는 연말정산'으로 불리며 납세자 편의를 높였다. 2015년 기준 법인세 전자신고 비율은 98.6%로 100%에 근접했다.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목도 90%를 넘는다. 국세청 관계자는 "일본 대표단은 납세자의 편의와 조세제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 세제와 전자세정 운영 경험을 살펴봤다"면서 "우리 세제는 애초 일본의 법제를 따른 것이 많은데 전자세정에서는 역으로 일본을 가르치게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감 0% 비공감 0% 세종=박경담 [email protected] 기자의 다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