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풍랑 지나자마자.. 이번엔 성동조선

2017. 5. 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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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중소 조선사인 성동조선해양이 극심한 '수주 가뭄'으로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섰다.

2014년 23억 달러(약 2조6220억 원)를 수주한 성동조선은 이듬해엔 10분의 1에 불과한 2억4000만 달러(약 2740억 원)의 계약을 따냈다.

수은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형 조선사 8곳(성동, 대한, SPP, 대선, STX 등)의 수주액은 3억7000만 달러(약 4220억 원)로 2015년보다 72.2%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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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구조조정 '뜨거운 감자'로

[동아일보]

경남 통영시의 성동조선해양 전경. 이 회사는 수주 잔량이 급격히 줄어들자 독 3곳 중 1곳을 매각하고 1곳은 휴업 상태로 두고 있다. 동아일보DB
7년째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중소 조선사인 성동조선해양이 극심한 ‘수주 가뭄’으로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섰다. 1년 반 가까이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한 데다 남은 일감도 10월이면 바닥나 고사(枯死) 위기에 놓인 것이다. 지난달 극적으로 채무재조정에 성공한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성동조선 구조조정이 조선업 구조조정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8년 만의 흑자에도 웃지 못하는 성동조선

성동조선은 지난해 매출 1조7730억 원, 영업이익 392억 원을 냈다. 성동조선은 한때 세계 10위권에 들었던 조선사였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2010년 4월 한국수출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지속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왔다.

마른수건까지 쥐어짜 2008년 이후 8년 만에 흑자를 냈지만 이를 바라보는 회사 안팎의 표정은 밝지 않다. 성동조선은 채권단으로부터 총 2조7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2015년 9월 삼성중공업과의 경영 협력 협약을 통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등 고강도 자구 노력을 하고 있다. 독 3개 중 1개를 매각한 데 이어 기숙사 용도로 쓰이는 사옥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자율협약 전 2500명 수준이던 임직원 수도 현재 1400여 명으로 줄였다. 3월부터는 300여 명의 직원이 순환휴직에 들어갔다.

그런데도 앞날이 밝지 않다. 계속되는 수주 가뭄때문이다. 2014년 23억 달러(약 2조6220억 원)를 수주한 성동조선은 이듬해엔 10분의 1에 불과한 2억4000만 달러(약 2740억 원)의 계약을 따냈다. 2016년부터는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한 상태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4월 말 현재 15척인 수주 잔량은 10월 말이면 바닥난다. 생산 현장과 협력업체 등에 미치는 여파가 매우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 대형 조선사와의 경쟁에 휘청

다른 중형 조선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SPP조선은 올 2월 선박 인도를 끝으로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STX조선해양은 1년 5개월 만인 최근에야 첫 수주에 성공했다.

수은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형 조선사 8곳(성동, 대한, SPP, 대선, STX 등)의 수주액은 3억7000만 달러(약 4220억 원)로 2015년보다 72.2% 줄었다. 지난해 수주액은 호황기였던 2007년(262억1000만 달러)의 1.4%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대형 조선사와 중형 조선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성동조선 내부에서는 “생존을 위해 저가 수주라도 해서 살아남아야 할 판”이라는 말까지 나오지만 금융당국은 “저가 수주는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성동조선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 최종구 수은 행장은 “수은이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상반기(1∼6월) 안에 성동조선에 획기적인 변화 가능성이 없다면 다른 중소업체와 합병하거나 정리 수순을 밟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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