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지점 80% 없앤다..구조조정 회오리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2017. 5. 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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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이 최근 전국 지점 133곳 중 80%에 달하는 101곳을 올 하반기까지 없애겠다고 선언하면서 업계에서는 은행권 전반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뒤따르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씨티은행은 최근 자체 조사결과를 근거로 “고객 100명 중 5명만 지점을 방문하고 있다”면서 “일반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 영업점을 통폐합해 14곳으로 줄이고 여신영업센터 또한 서울 3곳, 지역 1곳만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부터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사실상 ‘비대면 업무’로의 직무전환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씨티은행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조합원 24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94%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고 밝히며 이달 8일로 예정된 추가 교섭이 결렬될 경우 10일부터 단체행동에 돌입키로 했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영업 업무를 하던 직원을 콜센터와 다름없는 곳에 배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방 지점을 상당수 줄이고 부산, 대구, 인천 등 주요 광역시에만 남겨두다 보니 지방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혼란에 빠졌다”며 “사측이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지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씨티은행의 이 같은 ‘시도’를 두고 시중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도 “두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영업점을 찾는 손님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창구 직원들을 전화 상담직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영업비,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의지 외에 다른 해석이 어렵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씨티은행의 인력 재배치가) 강제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것일 뿐 ‘싫으면 나가’라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우려하며 “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는 일인 만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3월 2121억원의 2016년 당기 순이익을 발표하며 “지속적인 경영합리화 노력으로 판매와 관리비가 전년대비 5.7%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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