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교통 체증 해결 꿈 .. 지하터널 시속 200km로 차 '배달'

전영선 입력 2017. 5. 1. 02:01 수정 2017. 5. 1.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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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서 '터널 네트워크 프로젝트' 공개
거미줄처럼 땅 밑 터널 만들고
플랫폼에 차 실어 목적지로 보내
"차량 정체는 영혼을 파괴하는 일
터널 건설비 줄이는 방법 고민 중"
일론 머스크(오른쪽)가 지난달 28일 LA의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터널을 건설하는 프로젝트 등자신이 펼치고 있는 여러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TED 대표 인 크리스 앤더슨. [사진 TED]
‘교통 체증으로 답답한 도로. 차 한 대가 갓길에 만들어진 은색 플랫폼에 들어선다. 마치 주차타워 앞의 회전식 차량 이동기처럼 생긴 플랫폼은 차를 싣고 지하 땅속으로 쑥 꺼진다. 플랫폼이 내려간 땅 밑은 또 다른 지하세계. 거미줄처럼 얽힌 지하터널 속에서 차를 실은 플랫폼은 시속 200㎞로 달린다’.

일론 머스크(46)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7 TED’에서 공개한 지하터널 네트워크 프로젝트의 동영상이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같은 거대 도시의 땅 아래에 이런 터널 네트워크를 건설해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벤처기업 ‘더 보링컴퍼니(The Boring Company)’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와 우주선 제작 등 우주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스페이스X에 이어 머스크가 꿈꾸는 또 하나의 ‘파괴적 혁신’이자 ‘미래의 설계’인 셈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말 트위터를 통해 이런 구상을 처음 내놨다. 당시 그는 “차량 정체가 나를 미쳐 버리게 한다. 터널굴착기계(Tunnel Boring Machine·TBM)를 만들어 곧바로 뚫기 시작해야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의 말은 허언(虛言)이 아니었다. 머스크는 이날 TED 대표인 크리스 앤더슨과의 대화에서 “차량 정체 속에 잡혀 있는 건 영혼을 파괴하는 일이라 이런 걸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터널을 몇 개 만들지에 대한 제한은 없다”며 “터널 건설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더 보링컴퍼니는 로스앤젤레스 스페이스X 본사 주차장에 시험용 터널을 짓고 있다. 그는 “터널을 모두 다른 높이로 만들 수도 있다. 30층짜리 터널도 있다. 그렇게 하면 고밀도 도시의 정체 문제를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체 때문이라면 왜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아니고 지하터널일까. 머스크는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했다. “내가 로켓을 만드는 것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나도 날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당신의 머리 위로 온통 날아다니는 자동차들이 소음을 만들어 낸다면 그게 과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을까.”
‘더 보링컴퍼니’의 지하터널 네트워크 교통 시스템 개념
머스크의 상상력과 실행력은 그 끝이 어디일까. 그는 앞서 3월에도 인간의 뇌에 인공지능(AI)을 연결해 기능을 증강하는 연구를 하는 뉴럴링크(Neuralink) 설립을 발표하는 등 새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자신의 주력 사업 일정도 공개했다.

“연말 캘리포니아~뉴욕 완전자율주행”

테슬라와 관련, 머스크는 “올해 말 완전자율주행 상태로 캘리포니아~뉴욕, 시애틀~플로리다를 주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에서 만들고 있는 반자율주행 트럭 공개도 임박했다. 머스크는 “최근 자율주행 트럭을 테스트했는데 굉장히 민첩했다. 마치 스포츠카와 같은 트럭”이라며 “9월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메이커들이 새 전기자동차로 추격해 오는 상황에 대해서는 “디젤-전기 반반 자동차와 테슬라의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지만 결국 테슬라가 이길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기차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4곳 더 만들 예정이지만 구체적 장소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하며 “글로벌 시장 수요가 있는 곳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왜 지구 보존, 우주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지에 대해서도 밝혔다. 머스크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도입은 인류가 결국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테슬라의 목표는 이를 10년 정도 앞당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생에너지사업은 (테슬라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할 것이고 언젠가는 이뤄질 미래지만 우주기술의 진보는 누군가가 열심히 해야 현실이 되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침에 일어나 별에 갈 수 없고 우주 생명체를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너무나 우울하다”며 “난 누군가의 구원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다. 그저 미래를 생각할 때 슬픈 마음이 드는 게 싫은 것”이라고 밝혔다.

밴쿠버=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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