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푹 팬 얼굴, 피딱지 덮인 아기.. 5만 회원 육아카페서 생긴 일

신은정 기자 2017. 5. 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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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배냇머리 같이 보송보송해 보이는 머리카락이 난 아기 얼굴이 새끼손톱만한 피딱지로 온통 덮여 있다.

사진 2. 1㎝ 정도 머리카락이 난 두상과 귀를 제외하고 아기 얼굴이 모두 붉다.

사진 3. 아기 얼굴은 가뭄을 겪는 논바닥처럼 바짝 말라 보인다.

최근 여러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 네이버 카페 '안아키' 회원이 올린 아토피 치유 과정이나 후기를 담은 사진이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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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배냇머리 같이 보송보송해 보이는 머리카락이 난 아기 얼굴이 새끼손톱만한 피딱지로 온통 덮여 있다. 눈과 코, 입술 정도만 빼고 얼굴 전체가 까맣다.

사진 2. 1㎝ 정도 머리카락이 난 두상과 귀를 제외하고 아기 얼굴이 모두 붉다. 이마부터 볼까지 얼굴 이곳저곳에 상처가 아물고 난 뒤 같이 움푹 팬 구멍이 가득하다.

사진 3. 아기 얼굴은 가뭄을 겪는 논바닥처럼 바짝 말라 보인다. 두꺼운 각질이 얼굴을 채워 살결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귀 부분은 피가 말라붙은 듯 검다. 이 사진을 올린 부모는 "귓불에서 피가 철철 나 놀랐다"며 "(귓불을) 손으로 누르니 (아이가) 계속 아파한다"고 적었다.

최근 여러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 네이버 카페 '안아키' 회원이 올린 아토피 치유 과정이나 후기를 담은 사진이 퍼지고 있다. 안아키 카페는 아이가 자라면서 겪는 여러 질환을 '자연치유'로 해결하려는 부모들이 모인 곳으로 알려졌다. 안아키는 '약을 안쓰고 아기 키우기'의 약자다. 이밖에 안아키 운영진이 쓴 글로 알려진 '돌 전에 꿀을 먹어도 된다' '화상을 입었을 땐 온수에 담그면 좋다' 등의 글도 캡처돼 공유되고 있다.

심각한 피부질환을 겪는 것처럼 보이는 안아키 회원 아기들의 사진은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아이의 병을 내버려 두느냐" "아동학대나 다름없다" 등 부모를 향한 비판이 쇄도했다. 이 카페 설립자가 한의사로 알려지면서 한의학계도 "극단적 자연주의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성명을 내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자 안아키 운영진은 이번 논란을 '카페를 문 닫게 하려는 특정 단체의 소행'이라고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안아키 카페 매니저 'ino**'는 30일 오후 '최근 안아키의 소란스러움에 대한 정리입니다'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띄웠다.

그는 안아키의 글과 사진이 여러 커뮤니티와 블로그에 '조작된 내용'으로 퍼지고 있으며, 이 또한 '네이버 실시간 검색 조작 프로그램을 통해 확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사태는 안아키 카페 운영진을 물러나게 하거나 카페를 폐쇄하려는 데 목적을 두고 특정 단체가 사전에 기획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안아키 회원들에게 "일반인이 퍼 나르기 할 수 있는 사진 관련 자료는 최대한 빨리 삭제해주시기를 부탁한다"며 "악의성과 관계 없이 사진을 퍼 나른 이들은 모두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한의학회는 29일 안아키 카페의 논리가 한의학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대한한의학회는 "안아키 카페가 주장하는 것들은 현대 한의학적 근거나 상식과는 맞지 않는다"며 "해당 카페나 (운영진) 한의사는 단순히 항생제, 스테로이드 등 양방화학약품 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선을 넘어 의학 상식에 근거한 일반적인 치료법까지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했다.

또 안아키 카페에서 예방접종 무용론을 편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예방접종은 한의사(의생면허 6번) 지석영 선생이 도입한 것으로 한의사들은 감염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한한의학회는 학술적 근거를 토대로 상식적인 한의진료의 근거와 지침을 만들어 비상식적이고 극단적인 일부 행태에 대한 국민 우려를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안아키는 2013년 10월 개설됐다. 30일 현재 5만8000여명이 가입돼 있다. 안아키는 카페나 외부 사이트를 통해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라는 책이나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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