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지금은 시험기간 중..대학생들 "집에 가길 포기했습니다"

장혜진 입력 2017. 4. 30. 19:16 수정 2017. 5. 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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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의 한 사립대 2학년 송현도(22)씨는 눈이 퀭했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목에서 핫도그를 판매하는 김건일(27)씨는 "시험기간마다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을 하려고 했는데 학생들이 워낙 많이 와 새벽 3시까지 영업하기도 한다"며 즐거운 표정이었다.

정씨는 "내일 시험을 연속으로 2과목 봐야 한다"며 송씨에게 "다른 애들하고 모여서 핵심 개념 같이 공부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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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의 한 사립대 2학년 송현도(22)씨는 눈이 퀭했다. 중간고사를 치르느라 한동안 쉬지 못한 탓이다. 막판 스퍼트를 해야 할 때였다.

“이제 마지막 시험 한 과목 남았네요. 눈 딱 감고 오늘 하루 학교에서 밤샘을 하려고요.”

오후 11시가 가까운 시간에도 학생들이 열람실 좌석표를 끊기 위해 도서관 로비에서 자동발급기를 이용하는 모습.
송씨는 수건과 간단한 세면도구가 담긴 파우치를 들고 있었다.

취업난 때문에 일찍부터 학점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대학생들은 시험기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한껏 좋아진 날씨에 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참아야 한다. 도서관은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학생들로 가득이다. 송씨의 하루를 쫓아가면 이즈음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보낸 ‘고난(?)의 행군’을 엿볼 수 있다.

경기도 양주에 사는 송씨는 지하철로 통학한다. 아침부터 서둘러보지만 왕복 4시간의 통학은 고역이다.

“운 좋으면 자리에 앉는 거죠. 안 그러면 내리기 전까지 꼬박 서서 가는 수밖에 없어요.”

지하철 안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며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시험 기간에는 학생식당에서 밥 먹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최대한 빨리 식사를 해결하려는 학생들이 몰리면서 학생식당은 장사진을 이루기 때문이다. 

밥 먹는 시간을 아껴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많아 시험기간 중 교내 매점의 도시락은 불티나게 팔린다.
발등에 불 떨어진 학생들은 매점에서 삼각김밥이나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다. 조금만 늦어도 이런 메뉴는 ‘경쟁자’(?)들의 손에 들려 매대에서 자취를 감추고 만다.

교내 매점에서 일하는 한 근로학생은 “평소에는 냉장고에 캔 음료를 한 수레만 채우면 되는데 시험기간엔 두세 번씩 채워 넣는다”며 “문구류나 컵라면 등도 두 배 이상 나가는 편이다. 손님이 쉴 새 없이 밀려올 땐 정말 ‘헬’(지옥)”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내 매점에서 근무하는 김향미(46)씨도 “특히 문구류가 많이 나간다. 20∼30% 정도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러니 캠퍼스에도 푸드트럭이 등장했다.

시험기간 캠퍼스에 등장한 핫도그 푸드트럭.
도서관으로 가는 길목에서 핫도그를 판매하는 김건일(27)씨는 “시험기간마다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을 하려고 했는데 학생들이 워낙 많이 와 새벽 3시까지 영업하기도 한다”며 즐거운 표정이었다. 푸드트럭에서 솜사탕을 팔고 있던 심앤드류선(30)씨도 “학생들이 20m씩 줄을 서서 솜사탕을 받아간다. 자정에 마감할 때까지도 학생들이 꾸준히 오고 있다”며 바쁘게 손길을 놀렸다. 
시험기간에 캠퍼스에 등장한 등장한 솜사탕 푸드트럭. 심앤드류선(30)씨는 “마감시간인 자정까지도 꾸준히 학생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도서관 지하 열람실에서 3시간가량을 공부한 송씨는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잠시 바람을 쐬러 나와 친구 정모(22·여)씨를 만났다.

정씨는 “내일 시험을 연속으로 2과목 봐야 한다”며 송씨에게 “다른 애들하고 모여서 핵심 개념 같이 공부하자”고 말했다.

자정 무렵에도 학생들은 도서관 열람실에서 시험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송씨의 공부는 하루를 넘겨 27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새벽 공기가 차가웠지만 열람실은 귀가를 포기한 학생들로 열기가 느껴졌다.

“요즘은 다들 열심히 하는 분위기예요. 교수님들 말로는 신입생들도 정말 열심히 한다더라구요.”

다시 도서관 열람실로 향하는 송씨의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져 있었다. 새벽 공기에 머리가 조금은 맑아진 모양이었다. 

글·사진=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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