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보다 궁금한 미래를 예보하는 남자, 황준원 '미래채널' 대표

이윤재 입력 2017. 4. 30. 19:06 수정 2017. 4. 3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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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등 최첨단 기술 미리 체험해 백서로 남겨
미래예보 구독자 10만명..대기업·로봇박사도 관심
"미래를 예보해드립니다."

미래를 한 걸음 먼저 살아보고 이를 백서로 만들어 가는 사람이 있다. 바로 '미래 캐스터'라는 직업을 가진 황준원 미래채널 대표다. 그가 하는 일은 기상캐스터와 유사한 점이 있다. 사람들이 일기예보를 통해 일상을 대비하듯 미래의 변화를 매일 예보하고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직업명마저도 생소한 건 당연하다. 국내에서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은 그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가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미래 생활의 한 부분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미국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을 이용해 식사를 준비한다. 우선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셰프 왓슨'에 입력하면 이에 맞춰 가능한 음식과 레시피를 알려준다. 레시피는 영어로 나오지만 영어를 못해도 상관없다. 구글 번역기가 모든 걸 해석해주고, 인공지능 스피커에 조리시간을 말로 명령하면 자동으로 알람을 설정해준다.

얼리어답터와 다른 점은 제품을 분석하거나 비교하는 일이 아니라 미래 생활을 직접 경험하면서 보여주는 것이고, 미래학자와 다른 점은 어려운 전문용어로 미래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쉽고 재미있게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래 방식으로 사는 일을 하다 보니 많은 사람이 제가 삶에서 느끼는 점에 대해 많이 궁금해합니다. 1인 기업, 유연 근무제, 디지털 노마드는 앞으로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질 근무 형태입니다. 저는 제 인생으로 미래의 삶을 실험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더 행복하고 여유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미래를 먼저 살아가는 그의 삶에 관심을 보이는 유명인과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4년 전 이 일을 시작했을 땐 그저 '괴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그의 소식을 접하는 사람이 10만명에 달하고 그를 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로봇 과학자로 유명한 데니스 홍 박사가 그를 만나고 싶다며 먼저 연락해오고, 인공지능이나 미래 가전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카카오, LG전자 같은 국내 대표 기업들도 그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또 보수적인 교육계에서도 그에게 강연을 요청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일반인 눈높이에서 대중이 원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생각을 전달해주지만 그가 이보다 더 가치 있게 여기는 건 미래를 잘 살아내기 위한 삶의 방식과 생각의 변화다.

"사실 지금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들은 미래 시대에 거의 다 쓸모없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이 많은 것보다는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는 호기심, 상상력, 문제해결 능력이 가장 중요하고 이때 발휘되어야 할 능력은 바로 창의력과 공감력입니다. 이는 절대로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학교 교육도 이 부분을 중요시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자신들이 익힌 기술이 쓸모없어지고 결국엔 인간의 일자리도 기계에 빼앗기는 두렵고 암울한 미래를 생각하지만 황 대표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전한다.

"우크라이나 출신 건축가 디나라 카스코는 지금 파티시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어요. 저는 이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인간이 손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경지의 아름다운 디저트를 만들고 전 세계 쿠킹클래스를 다니면서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래의 기술은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것만이 아닙니다. 생각을 달리 하면 이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릴 수 있습니다."

늘 미래를 살고 있는 황 대표가 꼽는 앞으로의 유망 직종은 뭘까. 그는 국가적으로는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분야를 키워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개인의 삶이 모두 이 방향으로 맞춰지는 건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결국 개인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직종이 미래 유망 직종이라고 생각합니다. 4차 산업혁명 관련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그 기술을 이용해 꿈을 이루는 사람이 바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봅니다. 100세 시대를 넘어 인간 수명이 더 늘어나는 미래 시대에는 마라토너처럼 계속 뛰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인생을 설계하는 것이 미래를 사는 지혜입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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