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했던 두 팀, 승패는 냉정함에서 갈렸다

안영준 2017. 4. 3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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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 모두 절박함을 전면에 내세워 임했다.

그런 상황서 두 팀의 성패를 가른 건 절박함 속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는 냉정한 판단력이었다.

두 팀의 순위, 두 팀의 역사, 두 팀의 명성 등을 따지지 않고, 지금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절박한 팀이 누구냐고 했을 때 꼽을 수 있는 팀 간 맞대결이었다.

절박함이 마찬가지인 두 팀이 그것을 무기로 내세웠으니, 불꽃이 튀는 건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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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했던 두 팀, 승패는 냉정함에서 갈렸다



(베스트 일레븐=인천 축구전용구장)

두 팀 모두 절박함을 전면에 내세워 임했다. 쉽게 승부가 가리지 않을 만큼 팽팽한 투지와 정신력이었다. 그런 상황서 두 팀의 성패를 가른 건 절박함 속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는 냉정한 판단력이었다.

30일 오후 5시,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인천이 전반 42분 터진 웨슬리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울산이 후반 7분 오르샤의 프리킥 골과 후반 24분 김인성의 발리를 앞세워 2-1 역전을 일궜다.

두 팀의 순위, 두 팀의 역사, 두 팀의 명성 등을 따지지 않고, 지금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절박한 팀이 누구냐고 했을 때 꼽을 수 있는 팀 간 맞대결이었다. 한 팀은 리그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합쳐 두 경기 0득점 9실점했다. 이제 씁쓸하게 리그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처지기도 하다. 또 다른 한 팀은 내일이면 5월이 되는 날까지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리그 내 열두 팀 중 첫 승이 주는 기쁨이 무엇인지 모르는 유일한 팀이다. 이 경기가 절박 더비일 수밖에 없던 이유다.

경기 흐름 역시 그 이름에 걸맞은 내용이 펼쳐졌다. 두 팀의 모습에선 대단한 기술과 화려한 플레이보다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앞선 아쉬움을 떨쳐내겠다는 의지를 읽는 게 더 쉬웠다. 절박함이 마찬가지인 두 팀이 그것을 무기로 내세웠으니, 불꽃이 튀는 건 당연했다.

최근 명가 자존심에 제대로 금이 간 울산은 전반 28분 문선민에게 가는 결정적 기회를 정승현이 슬라이딩 태클로 막았고, 여기서 모자라 최종환의 중거리 슛 하나에 이영재와 김창수가 모두 몸을 내던졌다. 전반 31분엔 울산 이종호와 인천의 이상협과 한석종이 공 하나에 모두 몸을 날린 뒤 제2동작으로 다시 서로 태클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공이 없는 가운데서도 서로의 스피드를 일부러 줄일 필요는 없다는 잦은 충돌이 있었고, 조금손이 조금이라도 얽혀지만 서로 거칠게 뿌리치며 충돌했다. 후반 40분에는 울산 김인성과 인천 이학민이 공이 없는 가운데서도 서로를 밀치며 격려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듯 오프 더 볼이 된 상황서 누구도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자, 경기의 균형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승패는 갈렸다. 그 달콤한 결실은 울산의 몫이었다. 울산은 서로 부닥칠 일만 있으면 어디서든 불꽃이 튀었던 뜨거움 속에서도, 해야 할 때는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인천은 투지를 앞세운 건 좋았지만 더 쉽게 갈 수 있는 상황서도 클리어링 하며 공격권을 쉽게 내주는 면이 있었고, 좋은 기회에서도 심박 수를 조절하지 못해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전반 12분 문선민이 일대일 찬스에서 정확도를 챙기지 못했던 것과 후반 31분 김용환이 좋은 기회를 너무도 긴 퍼스트 터치로 날려버린 게 그 예였다.

반면 울산은 달랐다. 울산은 앞서 언급했듯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인천에 물러서지 않고 맞서면서도, 기회를 그대로 결과를 바꿀 줄 아는 영리한 운영을 했다. 울산은 0-1로 뒤진 건 물론 흐름도 거의 내준 상태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 한 방에서 오르샤가 좋은 곧바로 골을 만들었고, 후반 24분 쉽지 않은 바운드의 발리 상황서도 김인성이 골문 구석을 뚫었다. 이뿐 아니다. 인천이 갈 길 바쁜 상황 속에서 다급함만을 앞세울 때, 울산은 완전히 여유를 찾고 노련하게 경기를 풀며 승자의 자격을 얻었다. 경기 내내 절실함이 곳곳에서 충돌했던 대단한 경기였지만, 승자를 가리기 위해 필요했던 냉철함은 울산이 훨씬 앞서 있었다.

글=안영준 기자(ahnyj12@soccerbest11.co.kr)
사진=김재호 기자(jhphoto11@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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