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역마찰 먹구름', 통상외교 강화 시급하다

2017. 4. 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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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올 것이 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마침내 취임 후 처음으로 한미 FTA 재협상 또는 파기를 언급했다.

현재로선 미국이 FTA 협정 자체를 파기할 의도는 없는 것 같지만, 재협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한미 FTA를 문제삼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재협상 불가라는 우리 주장은 물 건너갔고, 재협상에서 미국을 설득할 논리를 개발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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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올 것이 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마침내 취임 후 처음으로 한미 FTA 재협상 또는 파기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한미 FTA는 무역적자가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끔찍한' 협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FTA를 재협상하거나 종료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드 배치 비용 10억 달러를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뜻밖의 발언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대외정책이 드디어 표면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의 맹방이자 주요 무역상대국인 미국이 통상과 안보에서 우리에게 험난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미국발 무역 분쟁이란 가시밭길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 지 모른다.

산업연구원은 마침 '세계무역 웹을 이용한 무역마찰의 영향 평가' 보고서에서 무역마찰이 발생할 경우 주요 통상국가 중 한국이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연구원은 중국이 대한 수입규제를 강화해 대중국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외소득은 2.7%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에서 미국,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이 10% 줄면 우리나라 대외소득은 각각 1.4%, 0.9%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의 보고서는 미-중간 무역보복에도 우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무역마찰에서 다자간 및 양자 간 협상 논리를 치밀하게 마련해야 함을 일깨우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수출의존도는 38% 이상으로 OECD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수출 증가가 곧 GDP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한국경제에서 무역마찰로 인해 수출이 줄어들면 경제 성장은 물론 경제 기반까지 위험해진다.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이 자유무역협정 자체를 파기한다면 우리로선 협정의 규정에 따라 파기로 갈 수밖에 없다. 한쪽 당사국이 다른 당사국에게 협정 종료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협정이 종료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파악해야 한다. 파기까지 언급한 그의 발언은 국내용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사드 배치 비용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국내용의 발언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미국이 FTA 협정 자체를 파기할 의도는 없는 것 같지만, 재협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적 재산권이나 서비스산업 등에서는 한국이 미국 관련 산업의 주요한 대외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한미 FTA를 문제삼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재협상 불가라는 우리 주장은 물 건너갔고, 재협상에서 미국을 설득할 논리를 개발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무역마찰은 발생 전 사전 통상외교로 막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다. 마찰이 생기면 이미 때는 늦다. 자유무역협정은 상호 이익의 균형과 증대가 목적이다. 한미 FTA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협정이 아니라는 점과 산업과 시장 변화에 따라 무역거래 양상도 바뀐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한미 FTA를 유지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모니터링과 통상외교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 제고로 무역 마찰을 무력화하거나 우회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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