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만든 영화 <노무현입니다>.. 첫 상영장 눈물바다

성하훈 입력 2017. 4. 30. 18:09 수정 2017. 5. 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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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소환한 시민 노무현, 전주영화제 히든카드 'N프로젝트' 베일 벗다

[오마이뉴스 글:성하훈, 편집:김미선]

 전주국제영화제 29일 공개된 'N프로젝트'가 <노무현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베일을 벗었다.
ⓒ 영화사 풀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제작을 지원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중 하나인 <N프로젝트>가 29일 저녁 전주 고사동 CGV에서 첫 상영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란 의미로 <N프로젝트로 불려졌지만 <노무현입니다>라는 정식 제목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제목 그대로 영화는 노무현에 대한 기억을 소환시키는 영화다. 1년 동안 꼼꼼한 취재와 자료를 통해 2002년 국민참여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인간 노무현'을 다시 불러낸다. 양지를 박차고 험지로 내려가 좌절과 아픔을 겪었지만 시민의 힘으로 부활해 우뚝 선 노무현의 모습은 감동과 벅차오름 속에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노무현입니다>는 100분의 상영 시간이 모자라게 느껴질 만큼 노무현에 대해 세밀하게 기록한 영화다. 지난해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가 흥행했지만 차이가 크게 느껴질 정도로 노무현의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익히 알려진 유명 인사들부터 묵묵하게 소리 없이 도왔던 시민들, 그리고 노무현을 감시했던 정보기관 요원의 증언까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담겨져 있던 노무현의 모습을 끄집어내어 인간 노무현의 모습을 완성해 낸다. 미처 알지 못했던 노무현은 매우 인간적이었고, 그 모습이 하나둘 드러날 때마다 관객들의 눈물을 자극할 만큼 감성적으로 만들어 졌다.

주요 인사들의 인터뷰와 자료화면 중심으로 엮어진 <노무현입니다>의 중심을 관통하는 내용은 2002년 국민참여경선이다. 노풍이 발원해 태풍이 되게 한 2002년 경선은 15년 전의 모습이지만 각본 없는 드라마로서의 역동성과 함께 흥미와 감동을 안겨주며 노무현의 정치드라마를 완성시킨다. 돕는 국회의원 한 사람없이 오직 시민들의 열광적인 지지와 성원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던 순간은, 영화 속 인터뷰에 참여한 누군가의 말대로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안희정, 이광재, 서갑원, 유시민, 조기숙, 문재인, 노사모 관계자, 평범한 노무현 지지자 등등 수많은 사람들의 증언하는 노무현에 대한 각양각색의 추억은 정의로우면서 가슴 따뜻했던 인간미 넘쳤던 사람을 회고하게 만든다.
ⓒ 영화사 풀
노무현이 가지고 있던 열등감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당시 대통령 노무현의 고뇌를 전달해 주고, 알려지지 않았던 노무현의 인간적인 면모는 영화의 바탕에 깔려져 있는 핵심요소다. 하나하나 드러나는 노무현의 감춰졌던 이야기들은 그와의 마지막 인연을 말하는 사람조차 목이 메이게 할 만큼 울컥하게 만든다.

안희정, 이광재, 서갑원, 유시민, 조기숙, 문재인, 노사모 관계자, 평범한 노무현 지지자 등등 수많은 사람들이 증언하는 노무현에 대한 각양각색의 추억은 정의로우면서 가슴 따뜻했던 인간미 넘쳤던 사람을 회고하게 만든다.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도 인간적으로 아우른 대통령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N프로젝트'가 29일 첫 상영 직후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잇다. 왼쪽부터 이창재 감독, 제작자인 최낙용 아트하우스 모모 부사장. 김영진 프로그래머.
ⓒ 성하훈
<노무현입니다>가 기획돼 제작에 들어간 것은 지난 총선 직후였다. 연출자인 이창재 감독은 영화 상영 직후 이어진 관객들과의 대화에서 "4년 전 시작 하려했으나 멈췄다"면서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멈췄던 영화가 다시 살아난 것은 여소야대의 총선 결과였다.

하지만 정치적 현실로 인해 영화는 제작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나름 보안을 유지하면서 진행됐다. 혹시라도 노무현 다큐가 만들어지고 있음이 드러나면 외부의 방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제작자인 최낙용 아트하우스 모모 총괄 부사장은 자료를 확보할 부분도 있었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이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숨겼다고 밝혔다.

영화제목도 상영 1주일 전 확정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시민'이나 '보통사람'을 영화 제목에 넣고 싶었지만 비슷한 이름이 들어가는 제목의 영화들이 최근 개봉한 탓에 <노무현입니다>로 정하게 됐다

 하나하나 드러나는 노무현의 감춰졌던 이야기들은 그와의 마지막 인연을 말하는 사람조차 목이 메이게 할 만큼 울컥하게 만든다.
ⓒ 영화사 풀
 주요 인사들의 인터뷰와 자료화면 중심으로 엮어진 <노무현입니다>의 중심을 관통하는 내용은 2002년 국민참여경선이다.
ⓒ 영화사 풀
전주영화제 김영진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제작비 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내년에 상영하면 힘들겠다 싶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노무현입니다>는 지난해 <자백>을 공개하며 크게 주목받은 전주영화제가 올해 내 놓은 히든 카드였던 셈이다.

영화가 감정을 건드리는 탓에 주요하게 자리 잡고 있는 '눈물'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들이 공개됐다. 김영진 프로그래머는 "기획안만 보면 눈물이 나던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조금은 수위가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영화 제작에 참여한 작가는 "힘들어서 울고 그리워서 울었다"고 말했다. 이창재 감독은 "어떤 때는 인터뷰 중에 내가 울어서 인터뷰가 안 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회고하는 문재인 전 비서실장(현 민주당 대선후보)의 인터뷰가 짧게 나간 것을 묻는 관객의 질문에 "2002년 경선에서 부산을 맡고 계셨기에 전국적으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직접 관여를 안해) 잘 모르는 부분들이 있었다"면서 "그래도 무게감은 상당히 컸다. 그 무게감이 전달됐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감독은 많은 분들을 인터뷰했지만 편집과정에서 다 담지 못했다"면서 그 중에서 인상 깊었던 선거 전문가 이야기를 꺼냈다. 줄곧 노무현을 돕던 선거전문가가 다른 후보를 도왔고, 이후 배신자에 박쥐 소리를 들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밥은 먹고 살아야지"하며 배려했다는 일화다. 이 감독은 "대척점에 있는 분들도 비록 적일지라도 '인간'이라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태도였다며 적들까지 아우르는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노무현입니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에 맞춰 오는 5월 25일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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