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재협상 시 최악의 경우 5년간 20조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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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현실화되면 우리나라가 5년간 최대 20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한미 FTA 재협상과 미일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 재협상이 추진돼 관세율이 새롭게 조정될 경우 우리나라에 앞으로 5년간 최대 170억달러(약 19조4000억원)의 수출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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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선적을 위해 항만에 대기중인 국산 자동차. 자동차 수출은 한미FTA 재협상 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출처=세계일보 자료사진 |
이에 따라 한미FTA 폐기까지 염두에 두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는 등 폭넓고 유연한 협상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은 29일(현지시간) 한미 FTA를 비롯해 그동안 미국이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에 문제가 없는지 전면 재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에 앞서 한미 FTA를 재협상(renegotiate)하거나 종료(terminate)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사실상 한미FTA는 테이블협상에 오른 셈이 됐다.
◇한미FTA 재협상은 어떻게 진행되든 국내 산업에 큰 타격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한미 FTA 재협상과 미일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 재협상이 추진돼 관세율이 새롭게 조정될 경우 우리나라에 앞으로 5년간 최대 170억달러(약 19조4000억원)의 수출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관세율 재산정을 통해 적자폭을 2012년 이전 수준으로 복귀시켜 나갈 경우(시나리오 A) ▲관세철폐 기간을 앞으로 5년간 지연하는 경우(시나리오 B)로 나눠서 시나리오별 효과를 내놨다
시나리오A: 수출손실의 경제적 효과(2017년~2021년 누적) |
시나리오 A는 한미 FTA 체결 후 미국의 대 한국 무역적자 증가액이 연평균 2억달러 이상인 자동차기계철강 산업에 한정해 관세가 조정된다고 가정, 현실화되면 이들 3개 산업의 수출손실이 최대 17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나리오 B: 수출손실의 경제적 효과(2017년~2021년 누적) |
시나리오 B는 자동차, 기계, 철강, 정보통신기술(ICT), 석유화학, 가전, 섬유 등 7개 주요 수출산업을 분석, 수출손실액이 총 66억달러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FTA 협상전략, 유연하고 폭넓게 전개해야
김도훈 전 산업연구원장은 국내 자동차에 큰 타격이 있는 재협상이라면 한미FTA를 중단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FTA의 효과의 70-80%가 자동차산업에 나왔던 만큼 이 부분을 줄이는 것은 협정 자체의 존폐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전 산업연구원장은 이 때문에 협상테이블에 이 문제를 올린 것은 한국의 투자를 더 하라든지 미국 물건을 더 사라는 것이 주목적인 것 같다며 한미FTA를 레버리지로 한 다른 협상의 경우도 매우 어렵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를 작성한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한미 FTA가 개정된다면 시나리오 A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한국 다국적기업에는 미국 기업과 같은 수준의 세제혜택과 규제완화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30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정책실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며 "우리나라가 미국의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일자리 중심의 국정운영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임정빈 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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