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축구스타 지단 "르펜 당선 막아야" 호소

김보미 기자 입력 2017. 4. 30. 15:30 수정 2017. 4. 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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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15년 전엔 르펜 아버지 낙선 운동…‘우파 라이벌’ 뒤퐁 애냥은 르펜 지지 선언

스페인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 지네딘 지단(45·사진)이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파 마린 르펜(48)의 당선을 막기 위해 나섰다.

지단은 28일(현지시간) 축구팀 훈련 기자간담회 말미에 대선을 앞둔 프랑스를 언급하며 “2002년 상황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민족전선(FN)의 모든 생각들과 거리가 멀다”며 “가능한 한 그것(르펜의 당선)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극우정당 FN의 후보인 르펜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한 것이다.

알제리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지단은 2002년 대선에 르펜의 아버지 장마리가 출마했을 때에도 “프랑스 가치에 위배되는 정당”이라며 반대 캠페인에 동참했다. 당시 장마리는 북아프리카계 프랑스 국가대표 축구팀 선수들은 ‘서류상 프랑스인’이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반발을 샀다.

선수생활에서 은퇴한 뒤에도 여전히 프랑스에선 최고 스타인 지단의 발언에 르펜은 반발했다.

르펜은 BFM 방송에 출연해 “(지단이) 축구에 대해서는 조언할 수 있지만 정치는 아니다”라면서 지단이 경쟁 후보인 중도정당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39)을 지지하기 때문에 이같이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르펜은 “그가 마크롱에게 투표하는 것은 이해한다. 자신의 부(富)를 지키려면 마크롱이 당선돼야 할 테니까”라고 덧붙였다. 마크롱의 부유세 인하 공약을 상기시킨 것이다.

막바지 유세 중인 르펜은 “신뢰할 수 없는 정치·경제 엘리트들이 프랑스에 굴복을 요구하고 있다”며 거친 수사를 동원해 마크롱을 견제하고 있다. 니스 집회에선 1차 투표에서 탈락한 극좌파 장 뤼크 멜랑숑의 구호까지 동원했다. 멜랑숑이 “기득권 정치인들은 꺼지라”며 썼던 ‘데가지즘(Degagisme·구체제 청산)’을 들고나온 것이다. 진영은 다르지만 반세계화, 유럽연합 탈퇴 등 비슷한 노선을 주장했던 멜랑숑 지지자들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르펜의 웅변술이 ‘분노의 절정’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현재 판세는 마크롱이 우세하지만 투표율이 변수다. 르펜은 1차 투표에서 170만표를 얻었던 ‘우파’ 라이벌 니콜라 뒤퐁-애냥이 29일 지지를 선언하자 당선 시 그를 총리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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