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우파 라이벌과 맞손.."당선시 총리직 임명할 것"

'일어서라 프랑스' 대표 니콜라 뒤퐁 애냥, 동맹 선언
지지층 확대 시도..공화당 "애냥, 배신의 얼굴"

'일어서라 프랑스(DF)'의 니콜라 뒤퐁 애냥 대표(왼쪽)과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대선 후보인 마린 르펜이 1차투표에서 탈락한 자신의 라이벌과 손을 잡았다.

르펜은 29일(이하 현지시간) 파리에서 '일어서라 프랑스'(Debout la France)의 니콜라 뒤퐁 애냥 대표와 기자회견을 열고, 당선시 그를 총리직에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애냥 대표는 르펜과 마찬가지로 탈(脫) 유럽연합(EU)을 주장해 온 우파 정치인이다. 지난 23일 치러진 170만표에 달하는 득표율 4.7%를 기록했다.

르펜은 회견에서 애냥 대표를 "애국자"라고 치켜세우며 "프랑스가 필요로 하는 애국적인 공화당의 승리를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애냥 대표와의 동맹에 따라 자신의 정책이 일부 수정됐음을 시사했다. 예를 들어 르펜은 이날 "EU 탈퇴가 모든 경제정책의 전제조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기존의 강경한 입장과 비교해 다소 누그러진 표현이다.

두 정치인의 동맹은 우파 정계의 비판을 불렀다. 전통적인 가치를 주장하는 '드골파'(Gaullist)였던 애냥과 극우 국민전선의 연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공화당은 이날 "애냥이 진정한 민낯을 드러냈다. 이는 배신의 얼굴"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애냥과의 동맹 선언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논란으로 역풍을 맞는 르펜의 지지층 확장을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국민전선은 르펜이 이달 초 홀로코스트에 대한 프랑스의 책임을 부인한데 이어, 장 프랑수아 잘크 대표 대행이 2000년 나치의 가스실 존재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전선은 전날 잘크 대표 대행 교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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