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퇴장과 심판의 권위, 판정의 정확성

노재형 2017. 4. 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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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2사 1,2루서 롯데 이대호가 포수 땅볼로 아웃된 후 파울이라며 항의하다 퇴장당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29.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KBO리그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퇴장을 당했다.

이대호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번 1루수로 출전했다. 이대호가 퇴장을 당한 것은 1-0으로 앞선 4회초 2사 1,2루 상황. 두산 선발 장원준의 2구째 공에 배트를 갖다댄 이대호는 타구가 홈플레이트 부근을 맞고 튀어오르자 파울로 생각하고 다음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두산 포수 박세혁은 공을 잡아 이대호를 태그했다. 그런데 구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타구가 파울이 아닌 페어라는 판정이었다. 이때부터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흘렀다.

이대호는 강하게 어필했고, 조원우 감독까지 나와 비디오 판독 요청 제스처를 취하면서 항의에 가세했다. 내야에서의 파울은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롯데로서는 판정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이대호는 항의를 마친 뒤 수비를 하기 위해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헬멧과 보호대 등을 거칠게 던졌다. 이 행위가 심판진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심판진은 "만원 관중 속에 모범이 돼야 할 선수가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품고 헬멧을 던지는 등 과격한 행동을 했다. 퇴장이 가능한 사유"라고 설명했다.

야구규칙 '4.06 경기중 금지사항' (a)항에는 말이나 사인 등으로 관중의 소란을 부추기는 것, 어떤 방법으로든지 상대팀의 선수, 심판원 또는 관중을 향해 폭언을 하는 것, 어떤 형태로든 심판원에게 고의로 접촉하는 것 등 행위에 대해 퇴장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돼있다.

심판진은 이 가운데 심판원을 향해 폭언을 하고 관중의 소란을 부추겼다는 점을 퇴장의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잠실구장이 만원 관중으로 가득찼는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를 보였다는 점은 수긍을 할 수 있다. 이대호가 항의 과정에서 심판진에게 과격한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헬멧과 보호대를 보란 듯이 내던진 것을 퇴장의 구실로 삼았다면 이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

헌데 이 시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심판의 권위에 관한 문제다. '그라운드의 포청천'으로 불리는 심판의 권위는 존중받아야 한다. 이는 곧 심판의 모든 판정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미와 같다. 하지만 전제 조건이 있다. 판정은 중립적, 객관적, 사실적이어야 하고, 설사 오심이 나올 수 있다고 해도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사실 권위라는 단어 앞에 오심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비디오 판독 제도가 도입됐는지도 모르겠다.

이날 이대호의 타구가 페어였다는 구심의 결정은 존중받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방법에 문제가 있다 치더라도 이대호를 비롯한 롯데 측에서 이 부분에 대해 항의를 한 것 역시 정당하고 자연스러운 행위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심판진이 존중받아야 할 '모습'을 보여줬는지다. 판정의 정당함과 퇴장의 사유를 설명하는데 있어 감독과 선수의 권위는 혹시라도 무시되지는 않았는지에 관한 염려다.

심판과 선수, 감독은 상호작용하는 관계다. 선수는 플레이를 하고, 심판은 판정을 한다. 선수가 규칙에 맞는 플레이를 해야 하듯, 심판의 판정이 존중받으려면 정확해야 하고 납득 가능해야 한다. 감독과 선수가 심판의 권위를 따라야 하듯, 감독과 선수의 권위도 존중돼야 한다.

30일 두산전을 앞두고 이대호는 전날 있었던 상황에 대해 "구심한테 어필하고 끝난 상황인데 갑자기 3루심이 오셔서 '야 그거 뭐하는 행동이야?'라고 해서 '제가 무슨 행동을 했는데요?'라면서 퇴장이 나왔다. 화가 나면 선수는 아무 감정 표현도 못하나. 헬멧을 내팽개친게 아니고 수비 준비를 위해 덕아웃쪽으로 던진 것"이라면서 "내가 잘못한 것과 퇴장당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팬분들께도 죄송하다. 심판분들 고생하시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어제는 감정적으로 무시받는다는 느낌에 화가 났다"고 밝혔다.

시즌초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투수와 타자, 덕아웃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 심판에 따라 존이 다르고, 한 경기에서도 존이 다르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물론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 적응에도 시간은 필요하다.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분명한 것은 심판의 권위는 판정의 정확성과 공정성에서 나오며, 선수들의 권위도 존중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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