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와 만납시다] "오려면 다 오든가. 아니면 오지를 말든가"

김동환 2017. 4. 3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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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려면 다 오든가. 아니면 오지를 말든가."서울의 한 재래시장에서 만난 상인 A씨가 불만을 털어놨다.

내달 9일 열리는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재래시장을 찾아 유세를 펼친 것과 관련, 28일 한 재래시장을 찾은 기자가 "최근 한 후보가 여기 다녀갔는데 보기에 어떠셨느냐"고 질문을 던졌더니 그는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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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려면 다 오든가. 아니면 오지를 말든가.”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서 만난 상인 A씨가 불만을 털어놨다.

내달 9일 열리는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재래시장을 찾아 유세를 펼친 것과 관련, 28일 한 재래시장을 찾은 기자가 “최근 한 후보가 여기 다녀갔는데 보기에 어떠셨느냐”고 질문을 던졌더니 그는 이같이 답했다.

A씨와 같은 음식점에서 일하는 B씨도 “다른 후보는 코빼기도 안 비친다”며 “여기가 오고 싶으면 오고, 오기 싫으면 안 오는 곳이냐”고 말했다. 장난기 어린 웃음을 띠기는 했지만, 진짜 웃으려는 의도라기보다 서운함이나 분노 등의 감정을 애써 누르는 쪽에 가까워 보였다.

봄을 맞이한 재래시장. 사진 속 인물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세계일보 DB.


재래시장은 선거철 후보들이 꼭 들르는 코스다. 사람들이 모이니 민심을 엿볼 수 있고, 조금이나마 서민적으로 대중에게 비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인들은 자기네들이 후보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이용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보여주기 행렬로 물건 파는 데 불편함만 끼쳤다며, 일부 가게만 다녀가고서는 시장에서 유세를 펼쳤다는 말은 쓰지도 말라고 질타했다.

가판대를 운영하는 C씨는 “왔다 갔다는 말은 들었지만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기 뒤에 어디 다녀갔다던데 기자 양반은 보셨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저기’라는 말을 쓰면서 손을 한 바퀴 휘저었다.

대선 후보가 다녀갔는지 아예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상인 D씨는 “왔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후보들이 시장에 오는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자리를 옮겨 서울의 또 다른 재래시장에서 만난 상인 E씨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그 사람은 지지하기도 싫다”고 언성부터 높였다.

놀란 기자에게 미안하다는 뜻으로 살짝 손짓을 한 그는 “선거철에 시장 오면 뭐하느냐”며 “평소에 잘 다니라”고 지적했다.

자신이 보수층이라고 밝힌 상인 F씨는 “아직 누굴 뽑을지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TV토론을 빼놓지 않고 모두 지켜봤다면서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 한두 가게만 있는 것도 아니니 어쩔 수 없지. 사실 누가 오든 말든 난 신경도 안 써.”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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