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대선후보 마크롱, 25세 연상 부인 덕에 대권 잡나

이수지 입력 2017. 4.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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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오는 5월 7일 프랑스에서 치러지는 대통령선거 결선투표 결과에 유럽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

프랑스 중도 대선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14일(현지시간) 아내 브리짓 트로뉴와 파리에서 프랑스 혁명 기념 열병식 행사장에 도착하고 있다. <파리=AP/뉴시스>

중도성향 신생정당 '앙 마르슈('전진'이란 뜻)'의 에마뉘엘 마크롱(39)이 만약 승리할 경우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48)이 승리하면, 프랑스 역사상 최초의 극우 정당 소속 대통령이 등장하게 된다.

두 후보 중 승리 가능성은 현재 마크롱이 높다. 지난 23일 1차 투표 이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마크롱은 결선에서 62~64%로 르펜(36~38%)을 꺾고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예상된다.프랑스 여론연구소(Ifop)와 피뒤시알(Fiducial)이 1차 투표일인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유권자 14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은 지지율 61%를 기록하며,르펜(39%)에 크게 앞섰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당 정권에서 경제장관을 역임하다 당을 박차고 나와 대선에 출마한 마크롱은 ‘정치 혁신' ‘젊은 피’ ‘이단아’로 평가받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25세 연상 아내 브리짓 트로뉴(64)와의 연애사로도 유명하다.

◇ 17세 때 유부녀와 사랑에 빠져

마크롱은 북부도시 아미앵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같은 학교 선생님이었던 트로뉴를 처음 만났다. 당시 마크롱은 17살이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고등학교 연극반에서 시작됐다. 트로뉴가 담당하던 연극반에서 활동하던 마크롱은 대본 회의를 하기 위해 매주 선생님을 찾았다. 만남이 반복되면서 둘 사이엔 애틋한 감정이 싹텄다.

당시 트로뉴는 자녀 3명을 키우고 있는 유부녀였다. 당연히 마크롱의 부모는 아들의 연애를 허락하지 않았고, 둘을 떼어놓으려고 마크롱을 파리에 있는 고등학교로 전학시켰다. 그러나 마크롱은 “꼭 다시 돌아와 선생님과 결혼하겠다”고 맹세했다.

최근 발간된 책 '에마뉘엘 마크롱: 완벽한 젊은 청년'에 따르면, 마크롱의 아버지는 트로뉴를 만나 아들이 적어도 18세가 될 때까지 참아달라고 부탁하기 까지 했다. 그러나 트로뉴는 마크롱의 아버지에게 "어떤 것도 약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로뉴는 이 책에서 "아무도 우리의 관계가 언제 사랑하는 사이로 바뀌었는지 모른다"며 "우리만 간직한 비밀"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사랑이 결혼으로 결실을 맺은 것은 2007년이었다. 마크롱은 당시 29세였고, 트로뉴는 54세였다. 트로뉴는 이혼상태였다. 마크롱은 당시 결혼하기 전 트로뉴의 자녀들로부터 동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로뉴의 딸은 지난 24일 현지 TV방송사 BFM TV에 "마크롱은 엄마와 결혼하기 전 우리의 동의를 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녀가 있는 상대와 결혼하려는 사람이) 모두 결혼하기 전에 상대방 자녀의 허락을 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마크롱의 행동은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들 관계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마크롱 부부의 친구인 필리프 베송은 BFM TV에 "둘은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고 각자의 가족들조차 관계를 인정하는 것을 주저했었다"며 "나이 차 때문에 두 사람은 타인의 시선을 느껴야 했다"고 밝혔다. 또 "특히 여자가 훨씬 나이가 많아서 둘의 관계는 항상 사람들로부터 의심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 佛 국민, 마크롱 파격 연애사에 쿨한 반응

CNN은 최근 기사에서 마크롱 부부의 러브스토리를 전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선거운동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일이지만 프랑스 유권자들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CNN은 "기본적으로 (마크롱 부부의 연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미국인들은 대통령의 정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일을 왜 심각하게 여기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연애사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임기 중에 부인 세실리아와 이혼하고 슈퍼모델 카를라 브루니와 사랑에 빠져 재혼했다. 평생 결혼하지 않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지난 2014년 1월 동거녀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의 눈을 피해 여배우 줄리 가예트와 밀회를 즐겨 스캔들을 일으켰다. 하지만 당시 프랑스 국민은 올랑드 대통령의 스캔들에 대해 "사생활일 뿐"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개인 명의로 낸 성명에서 :내 사생활이 침해당해 이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도 바람둥이로 유명해 재임 시 사생활이 자주 보도됐었고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정부와의 사이에 혼외 자식이 있었다.

단, 마크롱 경우엔 부인이 25년 연상이란 점 외에도 미성년이었을 때에 선생님과 사랑에 빠졌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프랑스의 법적 성인은 18세이다. 그러나 CNN은 "미국에서는 미성년자와의 성관계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마크롱 부부가 오래 전에 위법행위를 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마크롱 부부가 처음에 학생과 교사의 관계로 만난 것 뿐이라고만 생각하는지 별 상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CNN은 또 "지금까지 트로뉴가 사람들로부터 꽤 잘 인정받고 있는 것같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트로뉴가 마크롱의 초보 대선 후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켜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NN은 부부 관계가 오히려 마크롱의 정치 프로필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마크롱이 트로뉴와 함께 다니면 성숙한 이미지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수지 기자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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