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프리뷰] 동지에서 적으로, 인천과 울산의 외나무다리 싸움

[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기형 감독과 울산 현대를 이끌고 있는 김도훈 감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인천과 울산은 30일 오후 5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7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두 팀의 맞대결로, 양 팀 감독 간 특별한 인연까지 더해져 의미 있는 경기가 됐다.

특별한 스토리가 더해졌다. 지난 시즌 도중 인천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도훈 감독이 처음으로 `친정팀` 나들이에 나서게 된 것이다. 김도훈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성적 부진을 이유로 인천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이번 시즌 울산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당시 김도훈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이기형 감독은 감독대행으로 극적인 잔류 드라마를 썼고,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감독과 수석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이들이 이제는 서로를 `적`으로 마주해야 한다. 이기형 감독은 시즌 개막 전 "가장 꺾고 싶은 팀은 수원 삼성과 울산"이라면서 "그러나 울산전을 경기 준비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며 김도훈 감독과의 맞대결이 남다른 의미가 있는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두 팀은 서로에게 승리를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천은 첫 승 신고의 기회가 번번이 무산되면서 선수들의 힘이 바닥난 상태다. 현재로선 승리가 무엇보다 효과적인 `약`이다.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결국 골이 터져야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다. 공격진의 마무리 능력이 절실한 때다.

승리가 필요한 건 울산도 마찬가지다. 울산은 지난 라운드에서 전남 드래곤즈에 0-5 완패를 당했고, 주중 열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5차전에서는 0-4로 패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3패를 기록하며, 남은 한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토너먼트 진출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승리에 대한 갈증이 심한 상태에서 서로를 마주하게 된 이기형 감독과 김도훈 감독, 두 팀의 경기를 외나무다리 싸움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과거 특별한 인연이 있지만, 승부 앞에서는 냉정해져야 한다. 이기형 감독과 김도훈 감독의 지략대결에서 누가 활짝 웃게 될까? 30일 오후 숭의벌에 특별한 맞대결이 펼쳐진다.

사진= 윤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