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당신의 OO카드는 안녕하십니까?"

김현주 입력 2017. 4. 3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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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지출 기준으로 한국인들은 토·일요일 등 주말에 평일 대비 2배가량 더 쓰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출·퇴근을 위한 교통카드 이용 등으로 소액 결제가 많지만, 주말에는 외식과 쇼핑 등에서 씀씀이가 큰 결제가 주를 이루기 때문인데요. 다만 금액이 아닌 결제 건수 기준으로 보면, 평일이 주말보다 더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평소 결제를 할 때 2번 중 1번꼴로 신용카드를 긁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2배가량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럼에도 지갑 속에는 현금 7만7000원을 지니고 다니는 점이 눈에 띕니다. 비상시를 대비해 예비용으로 이용하려고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인들은 유독 물품과 서비스 비용 지급 수단으로 신용카드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건수 기준 지급수단 이용 비중을 보면 한국은 50.6%가 신용카드에 쏠려 있는데 비해 캐나다는 30.8%, 미국은 23.3%, 호주는 19.0%, 독일은 1.3%, 네덜란드는 1.0% 등에 그쳤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는 다른 지급수단 대비 발급과 신용관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은 편입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체크카드나 직불카드 등의 혜택을 늘려 지급수단을 다양화하는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주말 결제금액 규모는 평일의 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요일에 결제 규모가 줄어드는 유럽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의 '2016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7월 전국의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요일별 지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 금액 기준으로 토요일이 22.4%로 가장 높았고, 일요일은 21.4%로 뒤를 이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월요일(10.7%)과 화(11.1%), 수(11.3%), 목(11.8%), 금(11.3%) 등 평일은 모두 결제금액 비중이 10%대 초반에 머물렀다.

◆한국인 주말 결제규모 평일의 2배

주말이 되면 현금과 신용카드, 체크·직불카드 등으로 쓴 결제금이 평일의 2배 수준으로 껑충 뛰는 셈이다. 특히 60대 이상은 토요일 이용 비중이 25.7%나 되는 것으로 파악돼 눈길을 끌었다.

요일별 지급수단 이용 비중을 건수 기준으로 보면 평일이 주말보다 약간 많지만 큰 차이는 없다. 화요일이 15.4%로 가장 높고, 월요일(15.1%)과 목요일(15.0%)도 15%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수요일(14.6%)과 토요일(14.4%)이 뒤따르고, 금요일(13.4%)과 일요일(12.1%)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처럼 금액과 건수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평일에는 출퇴근을 위한 교통카드를 주로 이용하는 등 소액결제를 많이 하지만, 토·일요일에는 친구나 가족과 여행 또는 외식, 공연관람 등을 하느라 씀씀이가 대폭 커지는 게 보통이다.

주말이면 가족이 함께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유럽 등과 대조되는 문화와 소비행태다.

◆결제시 2번 중 1번 신용카드 사용…"지갑에 7만원이나 가지고 다닌다고?"

이번 조사 결과 우리나라 소비자는 물품과 서비스에 대한 결제를 할 때 2번 중 1번은 신용카드를 썼다. 그럼에도 평소 지갑에 현금 7만7000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성인 1명이 평소 지갑에 보유하는 현금은 평균 7만7000원으로, 전년(7만4000원)보다 3000원 늘었다.

신용카드 등 카드 결제가 확산되고 있지만, 현금 보유 성향은 크게 둔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2년간 통계를 비교하면 신용카드를 많이 쓰고, 현금 거래를 줄이는 흐름이 뚜렷했다.

결제 시 신용카드 사용 비중은 2014년(34.2%)보다 16.4%포인트 높아져 지난해 50.6%를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현금(37.7→26.0%) 비중은 11.7% 인트 낮아졌다.

금액 기준으로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급 수단도 역시 신용카드(54.8%)였다. 그 다음으로 체크·직불카드(16.2%), 계좌이체(15.2%), 현금(13.6%) 등의 순이다.

선호하는 지급 수단에서도 신용카드가 66.4%로 압도적이다. 현금과 체크·직불카드는 각각 22.8%, 10.8%에 그쳤다.

◆韓 신용카드 결제 소액화 경향 '뚜렷'…사용비중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

이런 가운데 신용카드 결제의 소액화 경향도 눈에 띈다. 작년 신용카드의 건당 금액은 2만3000원으로 2년 전보다 9000원 줄었다.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사용 비중은 국제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과거 신용카드는 성공한 사람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민 대다수가 쓰는 지급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지급수단에서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기준 23.3%로 한국(2016년 기준 50.6%)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캐나다(30.8%)와 호주(19.0%), 독일(1.3%), 네덜란드(1.0%)도 신용카드 비중이 낮은 편이다.

한은 측은 "일부 국가에서 실시한 지급 수단의 사회적 비용 조사 결과를 보면 신용카드의 거래 건당 사회적 비용이 가장 높다"며 "신용카드 이외 다양한 비(非)현금 지급 수단의 이용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체크·직불카드의 상품을 다양화하고, 혜택을 늘리는 등 편리성과 수용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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