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플랜 A, 거기엔 호날두가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플랜 A, 거기엔 호날두가 있었다

(베스트 일레븐)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선두 자리를 회복하기 위해 놓칠 수 없던 경기에서 기어이 결과를 챙겼다. 만만치 않은 발렌시아를 상대로 플랜 A가 나섰음에도 고전했지만, 그 플랜 A 안에는 어려운 순간 확실한 차이를 만들 줄 아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었다.

29일 밤 11시 15분(이하 한국 시각), 2016-201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 발렌시아의 경기가 열렸다. 레알 마드리드가 전반 27분 터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후반 41분 마르셀루의 골을 앞세워 후반 32분 다니엘 파라호가 한 골을 넣는 데 그친 발렌시아를 2-1로 꺾었다.

호날두로선 팀의 승리가 절실했던 것에 더불어 개인적으로 반드시 득점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전 해트트릭 이후 이어진 ‘엘 클라시코’ 바르셀로나전에서 팀이 2-3으로 패하는 모습을 봐야 했다. 뿐만 아니다. 그 경기서 어쩔 수 없는 라이벌 리오넬 메시가 멀티골로 맹활약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상대적으로 더욱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난 라운드에선 팀이 자신 없이 치른 경기에서 여섯 골이나 작렬하며 완벽한 승리를 챙겼다. 따라서 호날두는 이번 경기에서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승리를 얻기 위해서는 물론 물론 흐름을 위해서라도 다시 득점포를 가동시켰어야만 했다.

사실 이날 호날두를 비롯한 레알 마드리드의 베스트 멤버들은 90분을 완벽하게 소화하지는 못했다. 발렌시아의 강한 압박과 수비 집중력에 막혀 여러 차례 위기를 초래했다. 데포르티보전에 나서 대승을 챙긴 플랜 B가 이날 경기에 나선 주력 멤버인 플랜 A보다 더 나은 점이 많다는 주변의 지적이 더욱 날카로울 수밖에 없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플랜 A라 불리는 주전 멤버들의 조합에선 플랜 B가 절대 할 수 없는 게 있었다. 바로 스타성과 결정력을 갖춘 호날두의 존재였다. 이날 호날두는 초반 제대로 공을 받지 못했고, 몇 차례의 슈팅이 망갈라에 블락에 막히는 등 쉽게 빛을 발하지 못하는 듯했다. 0-0의 팽팽한 균형이 마음만큼 쉽게 깨지지 않아 짜증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전반 중간 측면에서 크로스가 날라오는 순간, 반대편 측면에 위치하고 있다가 갑자기 중앙으로 파고드는 영리한 움직임으로 순간적으로 혼자가 됐다. 이후 호날두는 이전까지 자신을 꽁꽁 묶고 있던 발렌시아 수비수들 복판에서 홀로 뛰어 오른 뒤 구석을 노리는 완벽한 헤더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디에고 알베스 발렌시아 골키퍼는 호날두가 이 긴 준비 과정과 골을 만들 때까지 두 발바닥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호날두는 득점 이후 특유의 ‘호우 셀러브레이션’을 하기 전에 자신이 여기에 건재하다는 뜻의 제스쳐를 취하며 이 골에 대한 의미를 분명히 했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의 PK 실패 등으로 위기를 맞으며 한 차례 동점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결국 다시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기어이 승점 3점까지 챙겨냈다.

쉽지 않은 흐름 끝에 승리를 챙긴 레알 마드리드다. 플랜 A에 대한 논란을 깨끗이 씻을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그 안에는 팀이 골을 필요로 할 때 그 요구에 기어이 부응하는 호날두의 존재가 있었다.

글=안영준 기자(ahnyj12@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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