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수' 형돈이와 대준이의 이유 있는 성공

2017. 4. 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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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형돈이와 대준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이들이 성공한 데는 단순히 개가수(개그맨+가수의 합성어) 시대의 흐름 때문이 아닌 듯하다.

형돈이와 대준이는 2012년 정규앨범 발표에 앞서 첫 번째 타이틀곡 ‘올림픽대로’를 발매하면서 데뷔했다. 대중들에게 너무나 친근한 팀명 ‘형돈이와 대준이’는 ‘올림픽대로’의 피처링을 맡은 개그맨 유재석이 지어줬다고 멤버 정형돈은 MBC every1 예능 ‘주간아이돌’에서 밝혔다. 멤버 정형돈은 팀에서 리더와 작사를 맡고 있으며, 데프콘(유대준)은 작곡과 막내, 스타일리스트를 담당하고 있다.

유세윤과 뮤지가 결성한 UV(유브이)가 ‘쿨하지 못해 미안해’와 ‘집행유애’로 많은 사랑을 받은 뒤 노래와 재미가 결합된 팀을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대중들이 느끼는 이러한 결핍을 형돈이와 대준이가 채워주었다. 정형돈 특유의 재치 있고 공감 가는 생활밀착형 가사에 올해 데뷔 20년 차로 탄탄한 음악 실력을 갖고 있는 데프콘의 작곡 능력과 래핑이 더해져 음악적 능력과 유머를 모두 갖춘 강력한 팀이 만들어졌다.

형돈이와 대준이는 일회성 팀이 아니라 독특한 컨셉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활동함으로써 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들은 첫 번째 정규앨범 ‘껭스타랩 볼륨1’ 발매 당시 본인들도 앨범 제목이 무슨 의미인지 설명하지 못 하는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했지만 진지하지 않다고 해서 이 팀을 낮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K-POP이 대세가 되면서 아이돌 음악이 넘쳐나고 있다. 당장 데뷔하는 신인 아이돌 팀 수도 너무 많고 요즘 아이돌 트렌드가 7명 이상의 많은 멤버를 갖추는 것이다 보니 음악 시장이 획일화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또, 상당 수의 노래들이 사랑 노래들로 넘쳐나고 있고 힙합이라 해도 가사 내용이 크게 다양화되어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형돈이와 대준이는 음악 시장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꼭 사랑 노래가 아니어도 아이돌이 아니어도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표본이 되고 있다. ‘올림픽대로’ 노래에서는 강남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서울에서 대전까지, 김포에서 후쿠오카까지 가는 시간과 비슷하다는 것을 지적하며 꽉 막히는 도로에 대해 느끼는 답답함에 대한 공감을 산다. ‘안좋을 때 들으면 더 안좋은 노래’에서는 어제 연인과 헤어진 사람에게 새벽에 문자가 와도 김미영 팀장(김미영 팀장이란 가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스팸문자가 전송된 적이 있다)이니까 듣지 말라고 해 웃음을 유발한다.

게다가 지난 3월 10일 발표된 곡 ‘한 번도 안 틀리고 누구도 부르기 어려운 노래’는 유사 발음으로 인해 발음이 어렵거나 받침이 겹쳐 발음하기 힘든 단어들로 노래 가사를 구성해 듣는 이들로 하여금 폭소를 유발한다. 1절 후렴구에서 ‘홍합’과 ‘왕밤빵’이 각각 8번, 4번씩 나오던 것이 2절 후렴구에서 10번, 5번으로 늘어나고 이것을 숨차면서 억지로 박자를 쪼개 발음하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다음은 공식 뮤직비디오다.

형돈이와 대준이의 강점은 ‘한 번도 안 틀리고 누구도 부르기 어려운 노래’에서 더 부각되는 듯 싶다. 이들이 화려한 춤을 추는 팀은 아니기에 보는 멋진 댄스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대중들이 음악을 듣고 따라불러보게끔 만든다는 점에서 형돈이와 대준이의 강점이 발휘된다. 조금은 억지스러운 가사지만 ‘한 번도 안 틀리고 누구도 부르기 어려운 노래’를 들어본 사람은 한 번이라도 따라해보려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실제로 많다. 유튜브에서 형돈이와 대준이의 곡을 직접 불러본 사람들의 영상이다.



조회 수가 무려 96만을 넘은 유튜버도 있는데 형돈이와 대준이가 직접 실력을 검증하기 위해 유튜버를 방문하기도 했다.

게다가 일반인 참여자들뿐만 아니라 MBC 아나운서들까지 참여했다.

그리고 절대로 라이브를 하지 않겠다던 형돈이와 대준이는 직접 아나운서 학원을 방문해 예비 아나운서들 앞에서 성공적으로(?) 라이브 공연을 마쳤다.

이렇게 형돈이와 대준이는 음악 시장의 다양성과 음악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음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그들의 성공은 충분히 이유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형돈이와 대준이는 지난 4월 10일 새로운 곡 ‘장미대선’을 발표했으며, 26일 MBC every1 ‘주간아이돌’ 300회 특집 게스트로 출연한 바 있다. 앞으로 형돈이와 대준이의 음악 행보를 기대한다.

김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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