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꿈꾸는 자취생활자.. 이상 vs 현실

김지희 입력 2017. 4. 30. 00:02 수정 2017. 4. 3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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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세가 돼버린 1인 가구.

해보지 않은 그 일에 매력을 느껴 '자취생활자'의 길에 들어서는 이들이 많다.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한껏 부추겨 놓은 자취생활의 로망도 막상 내 현실이 되면 "TV는 TV일 뿐"임을 체감하게 된다.

자취생활자가 반드시 겪게 되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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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세가 돼버린 1인 가구. 2015년 이미 전체 가구의 27.2%를 차지해 2인(26.1%), 3인(21.5%), 4인(18.4%) 가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계속 늘어나는 추세여서 2035년에는 35%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년층 1인 가구에는 '독거노인'이란 서글픈 별칭이 붙지만 젊은층에선 막연한 '로망'이 존재한다. 나만의 공간을 직접 가꾸며 내 삶을 꾸려가는 일. 해보지 않은 그 일에 매력을 느껴 '자취생활자'의 길에 들어서는 이들이 많다. 

언제나 그렇듯 머리로 생각했던 일은 현실에 부닥치는 법.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한껏 부추겨 놓은 자취생활의 로망도 막상 내 현실이 되면 "TV는 TV일 뿐"임을 체감하게 된다. 

자취생활자가 반드시 겪게 되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 크게 다섯 가지가 있다.

①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

[이상] : 비록 좁을지라도 온전하게 나 혼자만의 공간이 생긴다. TV 프로그램 ‘내 방의 품격’에서 본 방 꾸미기 테크닉을 이용해 ‘나 혼자 산다’에 나오는 연예인처럼 멋진 싱글 라이프를 누릴 것이다.

[현실] : 아무리 꾸며도 집은 넓어지지 않는다. 좁아 터진 집에서 자꾸 아이디어를 내 꾸미려 하는 건 공간에 대한 폭력임을 깨닫는다. 자취생활자의 집이 넓어 보이는 유일한 시간은 청소할 때다.

② 요리를 한다

[이상] : 한 끼를 먹더라도 내 손으로 요리를 한다. TV로 만난 스승 백종원씨를 비롯해 ‘냉장고를 부탁해’ 셰프들이 알려준 레시피를 참고하며 요리 신동이 되는 절호의 기회. 식탁을 멋지게 세팅하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자랑해야지.

[현실] : "1인분을 요리하는 건 낭비와 환경 파괴의 지름길"이라는 새로운 철학이 생긴다. 나 혼자 먹을 만큼만 요리하자면 사놓고 버리는 재료가 너무 많아지고, 두고두고 먹자고 요리하면 음식물 쓰레기가 양산된다. 무엇보다 요리의 기쁨은 늘 장 보기와 설거지의 귀찮음에 압도된다.

③ 간섭 받지 않는다 

[이상] : 가족과 부대끼며 마찰을 겪을 일이 없어진다. 늦게 일어나도, 늦게 들어와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마음껏 하는 쇼핑과 매일 배달되는 택배는 늘 나를 설레게 한다.

[현실] : 밥은 먹었는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비가 온다는데 우산은 챙겼는지 사소한 걸 걱정해주는 사람이 없다. 너무 고요하다보니 왠지 잔소리가 생각나고, 너무 많은 자유시간은 당황스럽다. 택배? 집에서 대신 받아줄 사람이 없다. 반품은 더 골치 아파진다.

④ 학교(직장)이 가깝다 

[이상] : 새 둥지는 학교(직장)과 가까운 곳에 마련한다. 등하교(출퇴근) 시간에 길이 막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삶이 한층 여유로워질 것이다.

[현실] : '공유 경제'의 개념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내 집은 더 이상 나만의 집이 아니다. 술에 취한 학교 친구들(직장 동료들)이 모텔처럼 들락거린다. 가까워서 지각하지 않으리란 안도감이 더 잦은 늦잠과 지각을 부른다.

⑤ 교통비를 줄일 수 있다 

[이상] : 가장 아까웠던 교통비를 줄일 수 있다. 교통비로 쓰던 돈을 모으면 적금도 들 수 있다. 다양한 취미생활도 가능해진다.

[현실] : 교통비는 줄지만 더 공포스러운 월세의 압박이 매달 찾아온다. 돈은 어떤 형태로든 늘 부족해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김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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