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든 이한빛PD 母 "CJ E&M은 괴물이었다"

김현섭 입력 2017. 4. 29. 22:03 수정 2017. 4. 2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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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기업과의 힘겨운 싸움이 되겠지만."

CJ E&M 운영 채널 tvN에서 근무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이한빛(향년 28세) PD의 어머니 김혜영(사진) 여사가 촛불집회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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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차 촛불집회 열린 광화문광장 단상 올라 발언
"진실 밝힐 때까지 최선 다해야…촛불이 가르쳐줬다"
"아들 죽음 개인적 문제로 매도한 CJ E&M은 괴물"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재벌기업과의 힘겨운 싸움이 되겠지만…."

CJ E&M 운영 채널 tvN에서 근무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이한빛(향년 28세) PD의 어머니 김혜영(사진) 여사가 촛불집회 무대에 올랐다.

김 여사는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3차 범국민행동의 날 '광장의 경고! 촛불민심을 들어라'에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촛불혁명이 가르쳐줬다"며 "저는 이제 아들을 가슴에 묻지 않고 부활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김 여사는 5만(주최측 추산) 인파의 시선이 집중된 단상 위에서 짧았던 아들의 삶을 다시 한 번 반추했다.

그는 "아들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대학 때부터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며 살았다"면서 "빨리 적금을 들라는 말에 월급타면 꼭 하고 싶었다며 12월까지는 세월호, KTX 승무원, 기륭전자, 빈곤사회연대, 사회진보연대 등에 후원금을 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사회에 따뜻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을 만들어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겠다며 PD가 됐다.

그가 죽기 전 조연출로 제작에 참여했던 작품은 노량진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의 애환을 그린 '혼술남녀'.

이씨는 공교롭게도 자신의 포부와 딱 들어맞는 작품을 찍으며 해선 안 될 선택을 하고 말았다.

이씨는 폭력적이고 고된 근무환경 외에도 비정규적 스탭들을 해고하고 계약금을 되돌려 받아내야 하는 일에 특히 괴로워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아들은 정규직이지만 혼술남녀 촬영 중에 비정규직 스텝을 대폭 잘라내는 잔인함에 분노했다. 그들의 아픔에 같이할 수 없음에 힘들어했다"며 "유서에 '하루 20시간이 넘는 노동에 지쳐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떠미는 것이 제가 제일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어요'라고 썼다"고 말했다.

이씨의 친구 박모씨에 따르면 이씨는 사망 약 2개월 전인 지난해 8월 새벽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

여기서 이씨는 친구에게 '윗선에서 지금까지 촬영된 드라마를 보고 변화의 계기가 필요하다며 비정규직 스탭들을 해고했다. 비정규직 스탭들은 계약금까지 토해내야 한다.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연출부인데 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스탭들이 희생양이 돼야하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여사는 "한빛이를 아는 친구들은 부지런하고 책임감 강하고 따뜻하고 사회적 약자에 늘 관심을 기울이던 사람으로 기억하는데 CJ E&M은 개인적인 문제라고 매도했다. 그들은 괴물이었다"라고 분노했다.

김 여사는 "CJ E&M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내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특히 희망을 갖고 성실히 살아가는 청년들이 행복하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일터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해 주길 부탁드린다"면서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씨는 '혼술남녀' 종영일 다음날이자 입사 9개월 만인 지난해 10월26일 새벽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 사실은 최근 유가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자회견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af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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