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공화국의 치킨 CEO] 1. BBQ 연이은 가격 인상 카드 꺼낸 이유

신우섭 기자 2017. 4. 2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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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국내 치킨 가맹점수가 가장 많은 BBQ가 가맹점주들의 경영난을 이유로 가격 인상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BBQ를 시작으로 줄인상이 예상되는데, 한편에서는 본사 매출이 오르는 상황에서 가맹점주와 고통 분담 보다는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논란도 있습니다.

신우섭 기자, BBQ가 가격을 올리겠다는 이유가 뭡니까?

▷ <신우섭 / 기자>
네, BBQ 본사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주들을 앞세워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건비와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올랐고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커져 가격을 올릴 때가 됐다는 건데요.
  
지난 2009년 이후 8년만에 모든 치킨 메뉴가 약 9~10% 가량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황금연휴 기간에 치킨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인상 시점은 5월 초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지난 3월에도 올린다고 했다가 못 올린적이 있습니다. 그때랑은 다른 이유인가요?

▷ <신우섭 / 기자>
지난 3월에도 이번과 같은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섰었는데요.
    
다만 당시에는 가격 인상 이유로 산지 닭 가격 상승도 언급했었습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산지 닭 가격 변동이 치킨 가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만약 산지 닭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다면 세무조사 등을 실시하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결국 BBQ는 기존 계획을 철회했고 가격 인상 시도는 말 그대로 '삼일천하'로 끝났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산지 닭 가격인상이 치킨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정부의 말이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치킨값 결정 구조를 좀 들여다 보죠.

▷ <신우섭 / 기자>
국내 닭 농가의 95%는 하림 등 대형 도계 업체와 위탁사육 계약을 맺고 닭을 키웁니다.

농가가 사육한 닭은 약 2000원대에 하림같은 업체들이 다시 사들이고요.

도축비용과 간을 하는 염지 비용 등이 붙어 약 4000원대에 프랜차이즈 본사가 납품을 받게 됩니다.

이후 배송비 등이 붙어 본사가 가맹점에 넘기는 가격은 5000원대까지 오르게 됩니다.

가맹점은 식용유 비용과 배달비용, 기타 인건비 등을 추가해 1만 6천원에서 1만 8천원의 가격으로 치킨을
판매하게 되는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런데 프랜차이즈 본사가 납품 받는 닭은 가격이 미리 정해져 있다면서요.

▷ <신우섭 / 기자>
그렇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하림 등과 맺는 닭 공급 계약은 보통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이뤄지는데요.

이 얘기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구매하는 닭은 가격이 미리 정해져있다는 얘기입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산지 닭 가격이 변해도 치킨 가격에는 반영되기 어렵다는걸 인정하고 있습니다.

[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 : “(산지 가격이 내려가도) 구조적으로 (소비자) 가격을 탄력적으로 내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

▶ <최서우 / 진행자>
닭가격이 치킨 가격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거죠?

▷ <신우섭 / 기자>
네, 실제 가맹점주들도 최근 1년간 산지 닭값 시세 변동은 400원 가량에 불과해 닭값 변동은 치킨 가격 인상에 중요한 이유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정리해보면 문제가 됐던 부분은 빼고 다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군요. 정부도 이번에는 가격 인상을 막을 근거가 없다고 발을 뺀 상황이고요.

어쨌든 본사는 가격인상이 가맹점주들의 요구였다는 명분을 들고 나왔는데.. 그러면 실제 가맹점주들은 어떤 입장인지 궁금한데 어떻습니까?

▷ <장지현 / 기자>
네. 가맹점주들은 가격인상을 환영을 한다는 입장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BBQ 가맹점주는 8년 전에 비해 물가는 크게 올랐는데 치킨 값은 그대로여서 힘들다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 BBQ 치킨 가맹점주 :“힘들 때 돌이켜 보면..무료 봉사하는 것도 아니고 심하게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한 마리 팔면) 1000~2000원 남는데, 하루에 50마리를 판다고 해도 뻔하잖아요.“
“거기서 임대료 내고 뭐 내고.. 안 된다니까요.” ]

[ BBQ 치킨 가맹점주 : “옛날에 집세 (임대료) 100만원 냈다가 200만 원 내면 마진 (수익률)이 100만원이 없어지는 것이고
임금 (인건비)도 옛날엔 시급이 4000~5000원 했는데 지금은 8000~9000원도 사람을 못 구할 정도에요.” ]

때문에 가격 인상에 대해선 가맹점주들이 본사 측에 자주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16000원짜리 후라이드 치킨을 팔면 본사에서 제공하는 원재료 구매에 9000~10000원이 들어가고

나머지 6000원으로 인건비, 임대료비, 배달대행수수료를 내고나면 실제로 손에 쥐어지는 돈이 많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가맹점주들이 부담해야 하는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0년 4110원에서 올해 6470원으로 2000원 이상 올랐고요

▶ <최서우 / 진행자>
가격 인상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줄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업체들은 어떤 입장인가요?

▷ <장지현 / 기자>
BBQ의 경쟁사들, 즉 교촌이나 BHC, 굽네치킨, 네네치킨 등은 현재로선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 : “저희는 인상 계획이 없습니다. 소비자들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을 쉽게 올리기 힘들 것 같아요.” ]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있는 상황을 알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지금으로선 BBQ가 총대를 맸지만 경쟁 업체들도 시기를 엿봐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높습니다.

치킨과 함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인 햄버거도 맥도날드가 1월에 가격을 올리자, 2월에 버거킹이 가격을 올렸습니다. 

( www.SBSCN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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