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마이클 크레익의 골밑 공략과 개선된 4쿼터

박정훈 입력 2017. 4. 2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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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박정훈 칼럼니스트] 반격에 성공했다. 서울 삼성은 28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4차전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82-78로 이겼다. 3쿼터까지 끌려갔지만 4쿼터 문태영의 3점슛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주희정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임동섭의 허슬 플레이에 힘입어 승리를 지켜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승부의 균형을 맞춘 삼성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안양을 향하게 됐다.

▲ 이정현과 이관희의 대결
경기 초반 두 팀은 상반된 공격을 선보였다. KGC인삼공사의 공격은 술술 풀렸다. 에이스 이정현(191cm)이 볼핸들러로 나서는 픽&롤을 통해 계속 득점을 올렸고, 오세근(200cm)과 데이비드 사이먼(203cm)이 외곽슛으로 마무리하는 얼리 오펜스를 통해 점수를 추가했다. 반면 삼성은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김태술(180cm)은 2대2 공격과 속공 전개 과정에서 아쉬운 플레이를 펼쳤고, 리카르도 라틀리프(199cm)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된 외곽슛 기회를 젊은 선수들이 살리지 못했다. 1쿼터 2분 42초, KGC인삼공사가 10-0으로 앞서갔다.

삼성은 작전시간을 요청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하지만 공격은 나아지지 않았다. 김태술은 계속 2대2 공격을 시도했지만 자신에게 슛을 주는 상대의 수비에 고전했고, 문태영(194cm)의 중거리슛도 림을 외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차이가 더 벌어지지 않은 이유는 KGC인삼공사의 공격도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세근의 중거리슛이 림을 외면했고, 양희종(194cm)이 미스매치 공략에 실패했으며 이정현과 사이먼이 외곽과 골밑에서 슛을 던지는 공격도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1쿼터 5분 26초, KGC인삼공사가 10-2로 리드했다.

삼성은 앞선을 주희정(180cm)-이관희(190cm) 조합으로 바꾼 후 반격에 나섰다. 수비에서는 이관희의 활약이 빛났다. 임동섭(198cm)을 대신해서 KGC인삼공사 에이스 이정현의 전담 수비수로 나선 이관희는 빠른 발을 이용하는 투지 넘치는 수비력을 선보이며 상대팀의 득점을 저지했다. 공격에서는 라틀리프가 힘을 냈다. 자신을 막는 KGC인삼공사 사이먼을 상대로 적극적인 골밑 공략을 펼치며 연속 반칙을 유도했고, 포스트업에 이은 피딩과 속공 마무리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삼성은 1쿼터 종료 1분 42초를 남기고 13-12로 경기를 뒤집었다.

 

▲ 공격의 중심 크레익
삼성의 상승세는 2쿼터에도 이어졌다. 마이클 크레익(188cm)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공격의 성공률이 높았다. 크레익은 자신을 막는 KGC인삼공사 김민욱(205cm)과 양희종을 상대로 1대1 공격을 시도한 후 비어있는 골밑으로 잘라 들어가는 주희정(180cm)과 라틀리프에게 도움을 배달했다. 상대가 전담 수비수를 오세근으로 바꾼 후에도 크레익의 활약은 변함이 없었다. 라틀리프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된 3점슛을 넣었고, 직접 포스트업을 시도한 후 골밑으로 파고드는 라틀리프에게 도움을 배달했다. 삼성은 2쿼터 3분 39초에 26-19로 차이를 벌렸다.

KGC인삼공사는 반격에 나섰다. 수비에서는 페인트존을 단단히 지키는 작전이 잘 통했다. 삼성은 계속 크레익의 1대1 공격에서 파생되는 기회를 엿봤는데 안쪽을 지키고 외곽슛을 주는 선택을 통해 상대의 득점을 저지했다. 공격에서는 높이와 속도가 돋보였다. 오세근과 사이먼은 공격 리바운드를 걷어낸 후 득점을 올렸고, 이정현은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며 득점과 도움을 기록했다. KGC인삼공사는 2쿼터 6분 46초에 32-30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2쿼터의 남은 시간은 접전으로 채워졌다. 삼성의 공격은 외국 선수들이 이끌었다. 크레익은 풋백과 1대1 공격을 통해 득점을 올렸고, 속공 상황에서 골밑 파트너에게 도움을 전달했다. 라틀리프는 포스트업 시도를 통해 도움수비에 이은 로테이션을 유도하며 KGC인삼공사 오세근을 파울 트러블(3개)에 빠뜨리는데 기여했다. KGC인삼공사는 공격 리바운드와 외곽슛으로 대항했다. 이정현과 오세근이 차례로 공격 리바운드를 걷어냈고, 이정현과 문성곤(196cm)의 3점슛이 터졌다. KGC인삼공사가 40-37로 앞서며 전반전이 끝났다.


▲ 파울 트러블에 빠진 오세근
3쿼터 초반 삼성의 공격 성공률은 낮지 않았다. 라틀리프가 외곽으로 나간 후 크레익이 안쪽을 공략하는 방법을 통해 득점을 잘 이어갔다. 하지만 차이는 더 벌어졌다. KGC인삼공사의 공격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전문 포인트가드 없이 후반을 시작한 KGC인삼공사는 가드의 어라운드에 이은 픽&롤 공격을 시도했다. 어라운드 이후 이정현은 돌파를 통해 림을 공략했고, 강병현(193cm)은 이정현과 다른 선택을 하며 3점슛을 성공시켰다. 여기에 이정현-오세근이 합작한 빠른 공격을 통해 점수를 추가한 KGC인삼공사는 3쿼터 초반 47-41로 차이를 벌렸다.

그런데 3쿼터 2분 21초에 큰 변수가 발생했다. 오세근이 삼성 라틀리프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4번째 반칙을 범한 것이다. KGC인삼공사는 오세근을 빼고 김철욱(202cm)을 투입했고, 삼성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크레익은 자신을 막는 김철욱을 상대로 계속 림 가까운 위치에서 공격을 시도하며 삼성의 득점을 주도했다. 하지만 점수 차는 줄어들지 않았다. KBC인삼공사가 문성곤과 사이먼의 외곽슛, 김철욱의 속공 마무리와 팁인 등을 통해 점수를 쌓으며 거세게 대항했기 때문이다. 3쿼터 중반 KGC인삼공사가 56-48로 리드했다.

삼성은 계속 크레익에게 공을 집중시켰고, KGC인삼공사는 도움수비 없이 김철욱이 혼자 막는 작전으로 대항했다. 이 국지전의 승자는 삼성이었다. 크레익은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유투를 얻어냈고, 포스트업을 통해 득점 인정 반칙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포스트업을 통해 점수를 만들어냈다. 자유투를 많이 놓친 게 아쉬웠지만 매치 업에서 완벽한 우위를 점하며 기대에 부응한 것이다. 삼성은 3쿼터 6분 6초에 52-56으로 추격했다.

KGC인삼공사가 요청한 작전시간 이후 두 팀의 변화가 흥미로웠다. 공격에서는 두 팀 모두 한 선수에게 공을 집중시켰다. KGC인삼공사는 사이먼, 삼성은 크레익이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KGC인삼공사가 크레익에 대한 함정수비를 펼친 반면 삼성은 사이먼에 대한 수비를 라틀리프에게 맡겼다. 결과는 공격의 승리였다. 크레익은 계속 골밑을 공략하며 삼성 공격을 이끌었고, 사이먼은 포스트업에 이은 페이드어웨이슛을 통해 KGC인삼공사의 득점을 주도했다. KGC인삼공사가 64-59로 앞서며 3쿼터가 끝났다.

▲ 문태영의 3점슛
4쿼터 초반 삼성의 외곽이 폭발했다. 천기범(186cm)의 킥아웃 패스를 받은 문태영의 3점슛이 림을 통과했다. 상대의 턴오버를 유도한 후 속공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골밑의 라틀리프 대신 뒤늦게 공격에 참여한 문태영의 3점슛 기회를 봐준 천기범의 선택도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여기에 라틀리프가 포스트업 득점을 통해 힘을 보탠 삼성은 4쿼터 1분 14초에 67-6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역전을 허용한 KGC인삼공사는 정상 궤도로 돌아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베이스라인 패턴 공격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턴오버를 범했고, 전반전에만 11개의 슛을 던진 이정현의 움직임이 둔화됐다. 삼성은 수비의 성공을 라틀리프가 마무리하는 속공으로 연결시키며 연속 득점을 올렸다. 라틀리프는 하프 코트 공격 때도 팁인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삼성은 4쿼터 2분 36초에 71-66으로 차이를 벌렸다.

이후 두 팀 모두 득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기는 한동안 소강상태에 빠졌다. 삼성은 패스 전개가 원활하지 않았다. 천기범이 공을 나눠주는 임무를 맡았지만 가로채기를 노리는 KGC인삼공사 박재한(173cm)의 수비에 고전하면서 연이어 실수가 발생했다. KGC인삼공사는 3쿼터까지 39점을 합작한 사이먼과 이정현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이들을 대신해서 다시 투입된 오세근이 골밑을 공략하고 박재한이 외곽슛을 던졌지만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 임동섭의 허슬 플레이
삼성은 71-67로 앞서던 4쿼터 중반 백전노장 주희정을 투입한 후 경기 운영을 맡겼다. 그러자 공이 원활하게 돌아가면서 공격이 살아났다. 하지만 외곽슛이 계속 림을 외면하면서 야전사령관 교체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웅이 나타났다. 임동섭이 공격 리바운드를 연거푸 걷어낸 후 득점을 올린 것이다. 삼성은 전문 ‘블루컬러워커’ 못지않은 투지를 보여준 임동섭의 활약을 앞세워 4쿼터 6분 34초에 76-67로 차이를 벌렸다.

KGC인삼공사는 사이먼의 돌파를 통해 점수를 쌓으며 정체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이정현을 대신해서 나온 강병현이 어라운드 이후 수비수 사이를 파고들며 점수를 추가했다. KGC인삼공사는 경기 종료 2분 32초를 남기고 71-76으로 추격했다. 그리고 기습적인 풀코트 프레스를 통해 공격권을 찾아오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강병현의 3점슛이 림을 외면했고 다시 나온 이정현의 3점슛도 림을 벗어났다. 삼성은 라틀리프의 팁인, 라틀리프의 팝아웃을 놓치지 않은 주희정의 노련한 경기 운영을 앞세워 경기 종료 1분 27초 전 80-71로 달아났다.

KGC인삼공사는 끝까지 저항했다. 오세근은 중거리슛을 넣으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사이먼의 포스트업 실수를 만회하는 문성곤의 장거리 3점슛이 터졌다. 그리고 함정수비를 통해 삼성 라틀리프의 턴오버를 유도한 후 강병현이 마무리한 속공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경기 종료 11초 전 78-80으로 추격했다. 하지만 이후 풀코트 프레스를 펼치는 과정에서 혼란이 생기면서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삼성에게 속공 점수를 내줬다. 경기 1.3초를 남기고 사이먼이 3점슛을 던지는 과정에서 자유투를 얻어냈지만 1,2구를 놓치면서 승부가 결정됐다. 삼성이 이겼다.

▲ 3차전의 아쉬웠던 부분을 완벽하게 개선한 삼성
삼성은 귀중한 승리를 따내며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이날 삼성은 3쿼터까지 KGC인삼공사 ‘빅3’ 사이먼, 이정현, 오세근에게 50점을 내주며 5점차로 끌려갔다. 하지만 4쿼터 시작과 함께 문태영의 3점슛 2방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상대팀 주 공격수들의 체력 저하를 놓치지 않고 차이를 벌렸다. 그리고 KGC인삼공사의 강력한 수비에 밀려 공격 성공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노련한 주희정을 넣은 후 경기 운영을 맡겼고, 임동섭의 활약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3차전 4쿼터에 아쉬웠던 거의 모든 부분들이 개선된 것이다.

경기가 끝난 후 삼성 이상민 감독은 “다득점을 주고 시작했지만 이후 수비가 잘 됐다. 3차전과 달리 3쿼터까지 끌려가다 분위기를 끌어왔는데 문태영의 3점슛 2방이 컸다. 자신 있게 쏘라고 주문했는데 문태영이 4쿼터가 시작하자마자 쐈고, 들어가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그리고 “3차전에서 우리가 외곽에서 맴도는 경향이 있어 졌다. 전반이 끝나고 그것에 대해 설명했고, 크레익에게 적극적으로 골밑에서 하라고 했다.”며 3쿼터에 의식적으로 골밑을 파고들며 페인트존에서 12점을 넣은 크레익의 플레이를 설명했다.


▲ 오세근의 4반칙과 사이먼의 체력 저하로 무너진 KGC
KGC인삼공사는 3쿼터까지 잘 싸웠다. 이정현은 빠른 공격과 2대2 공격 전개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고, 사이먼은 포스트업에 이은 페이드어웨이슛으로 삼성 라틀리프를 폭격했다. 3쿼터 초반 오세근의 4반칙으로 위기에 빠졌지만 사이먼의 활약으로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4쿼터에 무너졌다. 3쿼터까지 나란히 13개의 슛을 던진 이정현과 사이먼의 움직임이 둔화됐고, 수비에서 허점이 나타나며 역전패를 당했다. 이정현과 사이먼(체력 저하) 오세근(파울 트러블)이 핸디캡을 안은 상황에서 ‘빅4’를 구성하는 키퍼 사익스의 부상 공백이 절실했던 경기였다.

경기가 끝난 후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나부터 3쿼터까지 이기면 4쿼터까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선수들도 그런 듯하다. 그래서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사익스도 없는 상황에서 오세근이 파울 트러블에 걸린 것은 컸다”며 오세근이 일찍 4반칙에 빠진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4쿼터 사이먼의 움직임이 둔화된 것에 대해서는 “4쿼터 초반 급하게 하다 공격 기회를 놓쳤는데, 공격이 잘 안되면 지친다. 그로 인해 사이먼도 지친 것”이라며 공격 성공률이 떨어진 것이 지친 이유라고 밝혔다.

#사진=문복주,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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