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told] 수비라인에서 신태용의 축구가 보인다

정재은 2017. 4. 2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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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축구로 뜨겁게 달아오르도록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

세계 무대로 향할 최종 21인이 확정됐다. FIFA U-20 월드컵 2017까지 22일이 남았다. 그동안 체력 끌어올리기에 집중했다면, 이젠 조직력 훈련이다. 세트피스나 다양한 전술 등을 팀에 입힌다.

최종 엔트리 당락의 경계를 눈여겨 봐야 한다. 중심에는 수비수가 있다. 25인 중 수비진은 대부분 생존했다. 미드필더만 3인이 탈락했다. 수비 자원을 120%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신태용호에서 수비진의 생존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면면을 뜯어보면 U-20 대표팀에서 선보일 ‘신태용 축구’를 가늠할 수 있다.

# MF 3인 탈락, 강지훈-김승우는 왜?

신태용호는 공격 축구를 선호한다. 그런데 최종 21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미드필더 3인 김정환, 김정민, 김진야가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같은 포지션에서의 경쟁력이다. 2선에는 백승호, 이승우, 임민혁, 이진현 등이 포진했고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엔 이승모가 있다.

두 번째 이유가 결정적이다. 신 감독이 강조하는 ‘멀티 능력’이다. 신 감독은 “한 자리밖에 볼 수 없는 선수를 뽑았다가 만에 하나 부상 같은 변수가 생기면 감독이 쓸 수 있는 카드가 한정된다”고 말했다. 강지훈을 발탁한 이유 중 하나다.

2선 자원에 포함된 강지훈은 풀백으로도 기용할 수 있다. 아디다스 U-20 4개국 축구대회(아디다스컵) 3차전(에콰도르)에서도 풀백으로 활용됐다. 당시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소속팀 용인대에서의 활약상이 좋았다. 2015년 U리그 챔피언십 결승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강지훈은 우측 풀백으로 뛰었다. 팀은 우승을 차지했고, 그는 수비상을 받았다. 신태용호에서도 같은 역할을 기대할 만하다.

최종 명단에서 미드필더로 분류된 김승우 역시 센터백으로 뛸 수 있다. 소속팀 연세대에서 이정문과 센터백 듀오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다. 신 감독은 그의 멀티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가며 백스리(back 3) 전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공격력도 갖췄다.

# 풀백에도 멀티 능력이 요구된다

탈락한 나머지 한 명은 신찬우다. 그는 신태용호에서 좌측 풀백으로 뛰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이유현, 윤종규 그리고 우찬양이다. 세 명 모두 멀티 자원이다.

이유현은 주로 오른쪽 측면에서 뛴다. 그는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풀백의 조건을 고루 갖췄다. 과감한 오버래핑과 높은 활동량을 자랑하고 공격적인 성향도 보인다. 무엇보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때에 따라 왼쪽 풀백으로도 기용이 가능하단 뜻이다. 지난해 이란전에선 왼발로 중거리 슈팅해 골을 넣기도 했다.

윤종규 역시 좌우에서 모두 뛸 수 있다. 이유현과 마찬가지로 왼발, 오른발을 모두 사용한다. 체구가 작고 날렵해 측면을 빠르게 오르내릴 수 있다. 또, 과거 공격수와 미드필더로 뛴 경험이 있어 ‘돌격’하는 신태용호에 큰 도움이 된다.

우찬양은 센터백과 풀백을 겸한다.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서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며 동료들과 발을 맞췄다. 그의 활용 가치는 지난 아디다스컵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잠비아전, 신찬우가 다리에 쥐가 나 교체 아웃되자 정태욱이 투입됐다. 센터백으로 뛰던 우찬양이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멀티 능력은 전술에 다양성을 줄 수 있을뿐더러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빛날 것이다.

# 센터백 4인, 낙오자는 없다

전문 센터백 이정문, 김민호, 정태욱, 이상민은 엔트리에 모두 포함됐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국제 무대에서의 수비 중요성이다. 실점을 최소화해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은 “8강”을 현실적 목표로 꼽았다. 토너먼트를 바라보고 있다. 양질의 수비 자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센터백은 포지션 특성상 경고나 퇴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부상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자원이 많을수록 좋다. 4인 중 낙오자가 없는 이유다. 이정문과 정태욱은 신체 조건과 역할이 비슷해 얼마든지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다.

또, 신 감독은 21인이 확정된 후 세트피스 훈련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세트피스를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열 가지를 준비했을 정도다. 이런 점에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센터백은 든든하다. 공중볼 다툼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정태욱, 이정문을 비롯해 김승우까지 모두 세트피스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렇게 신태용호엔 좌우 겸장으로 설 수 있는 풀백 자원과 세트피스에 특화된 센터백이 있다. 경우에 따라 수비수로 나설 수 있는 공격 자원과 미드필더도 존재한다. 수비에 안정감을 줄 수 있을뿐더러 다양한 전술 변화도 가능하다. 월드컵까지 남은 22일, 신태용 감독의 축구는 더 다채롭고 단단해질 예정이다.

사진=FAphotos
그래픽=황지영/designA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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