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철수 신임 감독 "한국전력도 이젠 우승해야죠"

맹선호 기자 2017. 4.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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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덕 잡아야..안우재, 박대웅 등 백업 라인 강화 목표"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제공=한국전력) © News1

(의왕=뉴스1) 맹선호 기자 = 2주차 새내기 감독은 '이기는 배구, 무조건 우승'을 내세웠다. 한국전력의 신임 사령탑인 김철수(47) 감독의 다짐이 무모한 도전이 될 진 모르지만 의지만큼은 확고했다.

프로배구 2016-17시즌을 마친 후 짧은 휴식을 취한 뒤인 지난 24일, 한전 선수단은 경기 의왕에 위치한 훈련장에 다시 모였다.

훈련장에서 선수들보다 더 바쁜 사람은 감독이었다. 인터뷰 예정 시간에도 감독실은 분주했다. 김 감독은 공정배 단장과 이야기를 나누기에 바빴다. 내부 FA 서재덕과 외부 영입 문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후보 선수들의 성장, 신인 드래프트에 대비한 대학 배구 관전 등 고민 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운동복을 입고 나온 새내기 감독은 대화 도중 종종 양손을 무릎에 비비며 '힘들다'고 앓는 소리를 했다.

김 감독은 실업배구 시절인 지난 1993년 한전에서 선수로 뛰면서 은퇴 후에도 코치로 팀을 지켰다. 24년째 한전과 함께하고 있지만 감독직은 쉽지 않다. 그는 "감독 자리에 적응하려면 한 달 정도는 더 걸릴 거 같다"는 진담 같은 농담으로 애써 웃어보였다.

선수들과는 아직 어색한 것도 사실이다. "작년엔 시어머니처럼 독하게 훈련만 시키면 됐는데 이제는 아니더라. 쩌렁쩌렁하게 큰 소리도 냈는데 이젠 감독이다 보니 조곤조곤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선수들이 '왜 저러시지?'하는 눈빛으로 봤다"고 난감한 미소를 보였다.

센터 출신으로 큰 키에 안 그래도 마른 몸매(?)를 가진 김철수 감독은 최근 살이 빠지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국전력은 지난 2016-17시즌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를 당해 허무하게 탈락했다./뉴스1 DB © News1 오장환 기자

지난 시즌 한국전력은 정규리그를 3위로 마감했다. '봄 배구'를 치렀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에게 2연속 0-3 셧아웃을 당한 채 쓸쓸히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지켜야한다는 생각으로 플레이를 한 선수들이 있더라고요." 한전이 시즌 상대전적(5승1패)에서 앞섰기에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초래한 결과였다. 김철수 감독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고 하지 않나. 우리가 다소 소심하게 경기에 임했던 거 같다"고 평했다.

봄 배구 경험도 문제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이였다. 지난 시즌 막바지엔 주축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다. 비시즌 기간 구단의 최대 목표인 FA 서재덕을 잡는다해도 전력엔 변화가 없다.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더 올라와야 한다.

한국전력의 비시즌 최대 복표는 집토끼, 서재덕을 잡는 것이다./뉴스1 DB © News1 오장환 기자

김철수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는 열려 있다면서도 두 선수에 주목했다. 센터 박대웅과 레프트 안우재다. "(박)대웅이가 키는 작지만 블로킹 센스가 있다. 세터하고 머리싸움을 할 줄 아는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한명은 레프트 안우재다. "(안)우재는 속공이 빠르다. 레프트와 센터를 겸임토록 해볼까 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원조 거미손' 방신봉이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 그 빈자리를 주장 윤봉우와 전진용, 박대웅, 안우재 등 후배들이 지켜야 한다. 센터 출신인만큼 이들에 대한 활용법도 바로 나왔다.

그는 "솔직히 최근 트렌드인 스피드 배구까진 힘들다. 하지만 속공 템포를 보다 빠르게 가져가면서 이동 공격을 늘리는 등 공격 시 다양한 변화를 주려 한다"고 계획을 전했다.

지난해 한전은 전광인과 서재덕, 외국인 선수 바로티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에 의존한 2단 공격이 주 공격 루트였다. 김 감독은 "세트 플레이할 때의 조직력을 올리려 한다. 가능하면 외국인 선수도 신장이 작더라도 빠른 선수를 뽑을 생각도 있다"고 구상을 밝혔다.

현황에 대해 이야기할 때 종종 난처한 웃음을 보였지만 팀의 방향성을 언급할 때 만큼은 신중하면서도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다가오는 2017-18시즌 목표를 "오로지 우승"이라 잡았다. 정규리그든 챔피언결정전이든 무조건 우승을 하고 싶어 했다. 민망한 듯 "너무 욕심이 컸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는 한전도 우승해야 하지 않나. 구단이 더 나아가려면 우승을 해야 한다"며 1위를 하겠다는 의지만큼은 확고히 내비쳤다.

ma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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