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울린 김태완의 진심, "기쁘지만 죄송하다"

입력 2017. 4. 29.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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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네요. 한편으론 아쉽고, 죄송스럽고".

넥센 김태완(34)에게 한화와 대전은 11년을 몸담은 팀이자 고향과 같은 곳이다.

오랜만에 대전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치른 소감에 대해 김태완은 "그냥 편안했다. 야구장도 익숙하고, 한화에 친한 선수들과 코치님들을 오랜만에 만나 기분도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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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태완, 이적 첫 한화전 홈런 포함 4타점  
"한화서 못해 죄송, 넥센은 오래 뛰고 싶은 팀"

[OSEN=대전, 이상학 기자] "기쁘네요. 한편으론 아쉽고, 죄송스럽고…". 

넥센 김태완(34)에게 한화와 대전은 11년을 몸담은 팀이자 고향과 같은 곳이다. 지난해 9월 웨이버 공시돼 팀을 떠났던 그는 7개월 만에 넥센 유니폼을 입고 적으로 대전을 찾았다. 친정팀 한화 상대로 보란 듯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3년 만에 홈런 손맛을 보며 4타수 3안타 4타점 1볼넷으로 폭발한 것이다. 경기 내내 얼굴에서 웃음꽃이 떠나지 않은 김태완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뭔가 모를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 "한화전 홈런, 기쁘면서도 죄송해"
2회 첫 타석부터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선취득점의 물꼬를 튼 김태완은 5회 1사 만루에서 1루수 옆을 뚫고 우측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로 스코어를 5-0으로 벌리는 데 앞장섰다. 6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했고, 8회에는 시즌 1호 투런 홈런을 폭발했다. 한화 시절이었던 지난 2014년 9월9일 목동 넥센전 이후 962일만의 홈런. 김태완이 그라운드를 돌 때 한화 팬들도 박수와 환호를 보내줬다. 김태완에게 한화와 대전은 그런 곳이다. 

오랜만에 대전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치른 소감에 대해 김태완은 "그냥 편안했다. 야구장도 익숙하고, 한화에 친한 선수들과 코치님들을 오랜만에 만나 기분도 좋았다"고 말했다. 경기 전부터 함께했던 한화 선수들과 적으로 만난 것도 어색해선지 웃음이 자꾸 터져나왔다. 고향 같은 구장, 정겨운 사람들과의 조우가 즐거웠다. 

그런데 간간이 들려오는 한화팬들의 박수 소리에 마음이 복잡 미묘해졌다. 김태완은 "한편으론 아쉽기도 했다. 여기가 원래 홈구장인데, 여기 있을 때 이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는데…"라며 "2010년 이후로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런데도 한화 팬들이 계속 응원해주셨다. 이제 더 이상 한화 선수로 이런 활약을 보여드릴 수 없게 된 것이 아쉽고, 또 죄송스럽다. 기분이 조금 그렇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 "넥센 너무 좋아, 오래오래 뛰고 싶어"
한화를 떠나 새둥지를 튼 넥센은 김태완이 다시 도약할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준 팀이다. 한화에서 1~2군을 오르내리며 타격폼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김태완이지만 넥센은 다르다. "네가 하고 싶은 야구, 마음껏 해보라. 잘했던 선수인데 조급해 할 필요없다. 마음 편하게 하면 네 실력은 나온다"는 코칭스태프의 말에 힘이 났다. 그는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경기 후반 한 타석을 나가도 '네가 해보고 싶은 것 연습한다는 마음으로 하라'고 말씀하신다. 말만으로도 마음이 편하고 너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김태완은 12경기에서 25타수 12안타로 타율 4할8푼에 1홈런 4타점 5득점 3볼넷 1사구 OPS 1.192로 맹활약 중이다. 붙박이 주전은 아니지만 선발과 대타를 오가며 최근 9경기 연속 안타로 꾸준함을 발휘 중이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겨울에 준비를 참 잘했다. 간절함이 보이는 선수다. 최근 타격감도 아주 좋다. 대타로 나오면서 꾸준히 잘 친다는 게 쉽지 않은데 감독으로서 고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태완은 "사실 넥센에 오기 전까지 마음이 많이 답답했다. 내가 하는 야구가 이게 아닌데, 너무 안 되니까 뭐라 표현이 안 될 만큼 너무 힘들었다. 가족들도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안쓰러워하고, 같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이젠 가족들도 마음 편히 좋아하실 것이다. 앞으로도 부상 없이 지금 이 선수들과 계속 함께하고 싶다. 감독·코치님들과 호흡이 정말 너무 좋다. 오래오래 넥센에서 같이 야구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오랜 마음고생을 털어낸 김태완은 요즘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에게서 "얼굴 좋아졌다"는 인사말을 자주 듣는다. 김태완은 "이제서야 잠을 좀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시 한 번 활짝 웃어보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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