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TAR] 굳세어라 손흥민, 올라서라 월드클래스

노영래 2017. 4. 2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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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벳 첫 번째 글자 A는 숫자 1처럼 '처음'을 의미한다. '최고'를 담은 영단어 ACE도 뜻한다. 스포탈코리아가 연재하는 [A STAR] 는 알파벳 A처럼 매달 최고 활약을 펼친 국내외 축구 스타에 대한 분석과 헌사의 시리즈다.

[스포탈코리아] 노영래 기자= 2010/2011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0라운드 쾰른과 함부르크와의 경기. 전반 23분 상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한 손흥민은 가볍게 골키퍼를 제쳐낸 뒤, 모두가 보는 앞에서 환상적인 득점에 성공했다. 그렇게 손흥민은 만 18세 3개월 22일의 나이로 프로 무대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7년이 지났다. 독일 무대를 맘껏 누빈 손흥민은 2015/2016시즌이 되어서 행선지를 틀었다. 도착한 곳은 세계에서 가장 치열하다 알려져 있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그 중에서도 아르헨티나 출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함께 리빌딩을 진행 중인 토트넘 홋스퍼였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데려오기 위해 2,550만 파운드(약 373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했다. EPL 역사상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이자, 토트넘 구단 역사상 3번째(당시 기준, 현재 4번째)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첫 시즌. 손흥민은 데뷔 시즌 총 40경기에 출전해 13개의 공격포인트(8골 5도움)를 올려 준수한 성적표를 내밀었지만, 장점보다는 고쳐야 할 점이 적잖이 보였다.

EPL은 EPL이었다. 몸싸움은 물론, 간결함이 요구되는 퍼스트 터치, 오프 더 볼 등 뜻대로 되지 않는 경기가 많았다. 동료들과의 연계 역시 마찬가지. 고립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특히 최대 장점인 슈팅이 없었다. 이는 여러 단점이 더욱 커지는 꼴이 됐다. 분데스리가 무대를 누빌 때의 그 ‘시원시원한 슈팅’이 없었다.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EPL 홈 데뷔전, 레스터 시티와의 FA컵 3라운드 때 터진 득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골대 부근에서 터트린 감각적인 득점이 대부분이었다.

1년이 지났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180도, 아니 360도 달라졌다. 시즌 첫 EPL 경기였던 스토크 시티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출발을 알렸다. 이어 미들즈브러와의 6라운드에서도 멀티골을 가동한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역사상 최초로 ‘EPL 이 달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영국 통계 업체 및 다수 언론들 역시 손흥민의 이름을 빼놓지 않는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제치고 각종 순위에 오르더니, 이제는 1위가 어색하지도 않다. 영국 ‘BBC’의 축구해설가 가스 크룩스는 최근 손흥민에 활약에 대해 "올 시즌 토트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수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손흥민이 눈에 띈다"며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전체에서 가장 기량이 향상된 선수"라고 평했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손흥민은 EPL 입성 두 시즌 만에 당당히 최고 공격수들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25세. 성장속도만 놓고 보면 유럽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재능이다. 이번 시즌에만 무려 19골을 넣은 손흥민은 대한민국 레전드 차범근이 세운 한국선수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과 타이를 이루었다.

남은 시즌 그가 골을 추가할 때마다 기록은 새로 쓰이게 된다. 내친김에 박지성이 세운 잉글랜드 무대 통산 최다골(27골)까지 넘보고 있다. 두 시즌 합계 27골을 넣은 손흥민은 1골만 더 넣어도 잉글랜드 무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한국선수가 된다. 남은 리그 경기수는 5경기. 손흥민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34분당 1득점’을 올리고 있다.

최근 포체티노 감독의 스리백 전술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손흥민 입지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지난 시즌에도 그랬듯 손흥민은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장점을 극대화한다. 손흥민도 크게 개의치 않고 “팀 승리가 먼저”라는 뜻을 내비쳤다.

리그 막바지가 다가오면서 손흥민의 최종 성적표 역시 궁금한 사항 중 하나다. 한 골만 추가하면 차범근 그리고 박지성의 기록을 넘어서고, 나아가 개인 커리어 사상 최고의 시즌으로도 기억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본인과의 싸움이다. 이미 EPL 최고 반열에 오른 손흥민. 넘어야 할 산은 ‘손흥민’ 본인이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최상의 활약을 뽐내고 있는 그의 시선은 머지않아 월드클래스를 바라볼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디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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