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TV토론, 사드·FTA·증세· 노조 문제 놓고 격론

문준모 기자 입력 2017. 4. 29.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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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28일)밤 대선후보들의 다섯 번째 TV 토론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사드 비용 부담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그간 안보 공방에서 수세에 몰렸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공세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문 후보는 어제 상암 MBC에서 개최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TV 토론회에서 "1조 1천억 원이면 막대한 재정부담을 초래한다"며 "반드시 국회 비준이 필요하고 다음 정권으로 넘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심 후보는 "10여 일 지나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야밤에 기습 배치하고 청구서를 보내는 행동이 과연 동맹국의 태도냐"며 "돈을 못 내겠으니 사드 도로 가져가라고 해야 당당한 대통령"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10억 달러를 내라는 것은 좌파정부가 들어오면 '코리아 패싱'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저는 이 문제를 셰일가스를 대폭 수입하는 걸로 정리하겠다"고 자신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미 한미 간에 합의가 이뤄진 일"이라며 "우리가 돈을 부담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정부 간에 약속했기에 우리가 10억 달러를 낼 이유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것을 노리고 지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 후보는 "아마 방위비 분담금 압박이 들어오지 않겠나 싶다"고 관측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재협상 또는 폐기 압박을 놓고서는 공수가 바뀌었습니다.

홍 후보는 "한미 FTA가 체결될 때 민주당에서 '을사늑약'이라고 하고 저한테 매국노라고 했다"며 "그런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불평등하다며 개정을 요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면 칼빈슨호 함상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사드와 FTA 문제를 모두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사드 공세에 "오히려 가장 크게 걱정하는 건 FTA 이야기"라며 "다음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여러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FTA에서 지적재산권 관련 조항을 바꿀 수 있다"며 재협상 여지를 뒀습니다.

그러자 문 후보는 "한미 FTA를 체결한 사람이 우리 민주당"라고 반박했고, 심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FTA의 독소조항, 농업 분야를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맞섰습니다.

증세에는 안·유·심 후보가 찬성하면서도 각론에서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고, 홍 후보는 '나홀로 반대 입장'을 취했습니다.

안 후보는 "저는 오래전부터 '중부담 중복지'를 주장했다"며 "우선 재정을 효율화하고 실효세율을 정상적으로 만들어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어 증세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 후보는 "2018년부터 1년에 0.5%포인트씩 올려서 2021년에는 21.5%의 조세부담률이 되도록 하겠다"며 "명목 법인세를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인 25%로 올릴 것"이라고 공약했습니다.

심 후보는 "'중부담 중복지'로 가려면 170조 원을 사회복지에 더 써야 한다"며 "강력한 증세를 통한 복지국가로 나갈 의지가 없다면 '중부담 중복지' 국가를 한다는 말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홍 후보는 "감세나 현재 상태를 유지하자는 사람은 저밖에 없는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를 15%로 내린다고 했는데 우리만 정반대로 가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인세는 현상유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자리 해법의 주체에 대해서도 첨예하게 맞붙었습니다.

문 후보는 "일자리를 여전히 기업에 맡겨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공약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유 후보는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면 저는 200만 개, 300만 개도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안 후보는 "민간 주도, 특히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성장해야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노조 문제에 대해 홍 후보는 "기업이 투자를 하게 하려면 우선 강성귀족노조의 폐해를 막아야 한다"며 "삼성은 강성귀족노조가 없기 때문에 세계 1위 기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문 후보는 "경제위기를 다 강성노조 탓만 한다"고 비판했고, 심 후보는 "우리보다 노조가 강한 독일과 프랑스는 경제위기에도 튼튼하게 버틴다, 궤변이 아니라면 가짜뉴스"라고 맹비난했습니다.

다만 홍 후보는 재벌에 관해서도 "협력업체에 갑질하는 재벌의 못된 버릇을 고쳐야 한다"며 "단가 후려치기와 일방적으로 기술을 뺏는 것을 못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유 후보도 "재벌이 총수 일가의 이름으로 비상장 계열사를 만들어 일감을 다 몰아주는 것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준모 기자moonj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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