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큰 영향 없다지만..무역장벽 강화될까 우려

김준 선임기자 2017. 4. 2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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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FTA로 크게 득 본 것 없어” 반덤핑 관세 등 늘어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또는 종료를 언급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국내 기업들은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한·미 FTA 자체의 변화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을 지목하고 나선 만큼 미국의 무역 압박이 한국에 집중될 가능성을 걱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28일 “한·미 FTA 체결로 크게 득을 본 게 없었다”며 재협상 또는 종료가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대미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와 휴대전화의 경우 한·미 FTA 체결 이전부터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른 무관세 수출입이 이뤄지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도 지난해부터 미국 수출 시 관세가 완전히 없어졌지만 대미 수출량은 오히려 줄었다. 2013년(관세 1.5%) 75만여대, 2014년(1%) 89만여대, 2015년(0.5%) 106만여대로 꾸준히 늘어나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에는 오히려 96만4400여대로 10만여대나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없어지면 차량 가격에서 경쟁력이 생기지만 0.5~1.5% 정도 낮춘 것으로는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신차 효과나 품질, 판촉활동이 수출량 증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말했다.

철강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국가는 가입국 간 무관세 원칙이 적용돼 FTA와는 관련이 없는 품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업체들은 이번 발언 이후 미국의 ‘무역장벽’이 강화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는 최근 미국 상무부로부터 후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 7.39%, 상계관세 4.31% 등 모두 11.7%의 관세를 부과받았다. 이런 조치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수출용 상품을 멕시코나 태국, 베트남 등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공장 이전 압박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미국의 무역 압박이 중국, 캐나다를 거쳐 한국으로 넘어오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며 “개별 기업 차원에서 이 같은 무역장벽에 대응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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