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걱정·돈 걱정'..황금연휴 반갑지 않은 직장인들

권지담 기자 입력 2017. 4. 28. 20:56 수정 2017. 4. 2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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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황금연휴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직장에서의 승진과 돈 걱정으로 연휴에 맘 놓고 쉴 수 없는 직장인들을 권지담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대기업 직장인 박성식 씨는 5월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직원 공동연차 시행으로 회사 눈치 안 보고도 9일간의 연휴를 누릴 수 있습니다.

[박성식 / 직장인 : 생각지도 못한 연휴를 받게 돼서 기분이 좋고요. 국내 여행을 가족들이랑 일주하는 형식으로 갈 예정입니다.]

하지만 어떤 직장인들에게 5월 연휴는 또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직장인 3년차 정 모 씨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연휴를 모두 도서관에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정 모 씨 / 직장인 : 언제까지 여기서 일할 수 있을지도 불안정하고 항상 스스로를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올려놓지 않으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준비를 계속해야 되는 것 같아요.]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 근로자도 5월 연휴는 남의 일입니다.

계약지 이 모 씨 역시 연휴에 대한 설렘보다는 정규직 일자리를 얻기 위한 조급함이 더 큽니다.

[이 모 씨 / 직장인 : 정해진 계약 기간이 있다보니까 마냥 쉴 수만은 없죠. 자소서도 쓰고 자기계발을 하러 가죠. (구인)공고가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가만히 볼 수는 없잖아요.]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 모 씨는 직장 내의 경쟁적인 분위기를 의식해 연휴 기간 근무를 자청했습니다.

[김 모 씨 / 직장인 : 눈치가 보여서 쉽게 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옆 팀 누구는 연휴에 나와서 일하는데 우리 팀은 왜 일을 안 하냐... 앞으로 다가올 승진이나 고과에 이런 부분이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경제적 부담도 연휴의 즐거움을 온전히 느끼기 힘든 이유 중 하나입니다.
 
결혼식 축의금에 어린이날, 어버이날까지 지출 비용을 생각하면, 여행 계획도 세우기 쉽지 않습니다.

[안 모 씨 / 직장인 : 황금연휴다 보니까 수요가 많아서 다른 때보다 티켓도 워낙 비싸고 경조사비도 많이 들어가고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는 시즌이어서 (여행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5월 초 장기연휴를 위해 개인 휴가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직장인은 64%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또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연휴 기간 집에서 쉬거나 이직을 준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병훈 /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좋은 직장은 좋은 직장 내에서의 자기 생존이나 경쟁을 위해서 쉴 수 없고,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자기 생계를 위해서 일을 휴일시간에 채워야 되는 거죠.]

각박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에 맘 편히 쉬지 못하는 직장인들, 우리 사회에 슬픈 자화상입니다.

SBSCNBC 권지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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