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표시 변경 요구..막걸리 업계, 연간 60억 손해
<앵커>
막걸리 업계가 고시를 남발하는 정부 부처들 때문에 큰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정부 7개 부처가 시도 때도 없이 이런 상품 문구를 넣어라, 저런 표시는 더 크게 바꿔라 제각각 요구하면서 1년 사이 라벨을 4번이나 교체해야 했습니다.
표언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충남의 한 막걸리 업체입니다. 보관창고에는 쓰지 못하는 병과 박스, 상품표시 라벨이 가득합니다.
[이영채/백제인주조 대표 : 박스가 3천 개 정도 남아 있고요. 병은 3만 개, 필름 (라벨)은 20만 개 정도 남아 있습니다.]
만드는데 든 비용만 1천 2백만 원, 폐기하려면 또 돈이 들어갑니다.
복지부는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음주경고문구를 바꿨는데, 음주가 '암 발생의 원인'인 점을 분명히 한 것을 빼면 문구는 거의 비슷합니다.
[복지부 담당공무원 : 건강과 관련된 유해성이 담기도록 문구에 (넣어야) 되는 거고 좀 더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씀입니다.]
다음달 생산분부터는 식약처 지시로 밀가루 함유 표시를 눈에 더 잘 띄게 해야 하고, 7월부터는 농식품부 시행령에 따라 원산지 표시를 수입산에서 외국산으로 표현을 바꿔야 합니다. 막걸리 용기 표시에만 정부 7개 부처가 11개 법과 시행령 등으로 제 각각 규제를 하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법이나 시행령이 바뀌면 미리 만들어놓은 포장 용기는 사용할 수 없게 되는데, 이렇게 발생하는 비용이 한해 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합니다.
[이영채/백제인주조 대표 : 자주 바뀌면 생산 기반·시스템을 다 바꿔야됩니다. 일괄된 행정처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총리실은 부처별 제각각 규제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보고, 2년마다 1월 1일에 라벨 내용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표언구 기자eungo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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