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청와대 로비 후 공정위 처분 뒤집었다" VS 삼성 변호인단 "로비 지시 증거 없어"

전효진 기자 2017. 4. 2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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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죄' 재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후 발생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삼성 수뇌부가 청와대에 부탁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검측은 공정거래위원회가 2015년 10월 14일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삼성전기와 삼성SDI가 보유한 구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해야 한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이후 삼성그룹에 비공식 통보를 했는데, 처분 주식 규모를 줄이기 위해 삼성 측에서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 청탁을 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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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죄' 재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후 발생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삼성 수뇌부가 청와대에 부탁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그러나 이 부회장 등으로부터 로비하라는 지시를 받은 증거가 없다며 특검측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죄'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실장(부회장), 장충기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겸 전 대한승마협회 회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의 9차 공판에서 특검은 박상진 전 사장과 현정택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를 제시했다.

특검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은 2015년 11월쯤 현 전 수석에게 ”선배님 삼성의 박상진입니다. 내주중 점심이나 저녁에 시간 내주세요. 장충기 사장과 한번 뵙고싶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 만남을 가졌다. 특검측은 “이는 삼성의 대외창구인 박 전 사장과 미전실 쪽의 장충기 전 차장이 ‘중요 현안’ 때문에 청와대 관계자를 만난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측은 당시 삼성의 ‘중요 현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인한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 문제였다고 말했다. 특검측은 공정거래위원회가 2015년 10월 14일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삼성전기와 삼성SDI가 보유한 구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해야 한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이후 삼성그룹에 비공식 통보를 했는데, 처분 주식 규모를 줄이기 위해 삼성 측에서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 청탁을 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공정위가 삼성SDI 보유의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해야 한다는 내부 결론을 내리고 정재찬 공정위원장의 결재까지 마쳤지만 돌연 500만주로 바꾼 결정 과정에 주목했다. 2015년 12월 20일 공정위 전원회의에서는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처분해야 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바뀌었다.

윤석열 특검 수사팀장은 “공정위원장이 2015년 10월에 삼성물산 주식 처분 규모를 1000만주로 최종 결정해서 삼성에 통보했으면 행정 효력이 발생한 것이지만, 뒤에 삼성 측에서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고 공정위는 이를 뒤엎는 결정을 내린 것은 상식적으로도 삼성의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측 변호인단은 특검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삼성이 로비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삼성SDI의 처분 주식 규모가 1000만주에서 500만주로 변경되는 과정도 공정위 내부의 결정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10월 의견을 행정처분으로 보고 있지만, (공정위가 통보한 뒤) 6개월 내 순환출자를 해소하지 않으면 법을 위반하는 행위로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이때(6개월 이후)부터 행정처분이 생기는 것으로 그 이전 것은 법에 대한 유권해석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공정위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청와대에 로비하고 청탁한 것이 아니냐는 특검의 주장에 대해서 변호인단은 “만남 자체를 놓고 무조건 로비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최고의 회사(삼성)가 정부 관계자를 만나는 것 차제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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