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한국 증시, 트럼프에 발목 잡히나

고희진 기자 2017. 4. 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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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사드·FTA 발언 이후 ‘주춤’
ㆍ외국인 순매도…환율도 약세

22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향해 달리던 증시가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깜짝 발언에 발목이 잡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거나 종료해야 하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발언이 금융시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도 8원 가까이 오르며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에 민감한 한국경제의 특성상 사태 전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02포인트(0.18%) 떨어진 2205.44에 거래를 마쳤다. 당초 이날 증시는 호재와 함께 시작했다. KT는 2년 연속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동시 증가세를 보였고, 전날 49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상승도 이어졌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개장 전 발표한 ‘2017년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체감경기 수준은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4.90포인트(0.22%) 오른 2214.36으로 출발했으나 곧바로 악재가 찾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비용 한국 전가 발언과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전해지자 상승세는 수그러들었다. 특히 6거래일 연속 ‘바이 코리아’에 나서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순매도세로 전환했다.

증시 분석가들은 극단적이고 우발적인 발언이 잦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로 외국 자금 동향 분석이 더 어려워졌다고 평한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사드나 FTA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처음이 아니고 철회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며칠간 순매수를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도 순매도로 전환하는 등 부정적 영향이 있어 앞으로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오른 1137.9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만 해도 좁은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미 FTA를 종료하거나 재협상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환율은 장중 1138.15원까지 올랐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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