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근혜 정권에선 '절필'" 안도현 시인, 다시 시 발표

최재봉 2017. 4. 2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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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사진) 시인이 절필 4년 만에 신작 시를 발표했다.

2013년 7월 절필을 선언했던 안도현 시인은 최근 발간된 월간 시 전문지 <시인동네> 5월호에 신작 시 '그릇'과 '뒤척인다' 두 편을 발표하며 시 창작을 재개했다.

안도현 시인은 2013년 7월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시를 쓰지도 않고 발표하지도 않겠다"고 선언한 뒤 그동안 신작 시를 쓰거나 발표하지 않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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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시인동네' 5월호에 시 두편 발표
"오래 안 쓰다 다시 쓰려니 힘들어
4년 공백 넘어 다시 쓸 수 있을 것"

[한겨레]

안도현(사진) 시인이 절필 4년 만에 신작 시를 발표했다.

2013년 7월 절필을 선언했던 안도현 시인은 최근 발간된 월간 시 전문지 <시인동네> 5월호에 신작 시 ‘그릇’과 ‘뒤척인다’ 두 편을 발표하며 시 창작을 재개했다. 안도현 시인은 2013년 7월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시를 쓰지도 않고 발표하지도 않겠다”고 선언한 뒤 그동안 신작 시를 쓰거나 발표하지 않아 왔다.

안도현 시인은 28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30여년 시인 경력에서 4년간의 절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었다”며 “절필 초기에는 휴식과 재충전의 의미도 있다고 생각하고 한동안 시를 쓰지 않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었지만, 오랫동안 시를 쓰지 않다가 다시 쓰려니 역시 쉽지 않더라”고 말했다. 안 시인은 “<창작과비평> 봄호에 시를 청탁 받아서 써 보려 했지만 결국 마감을 하지 못했다”며 “<창작과비평>과 <황해문화> 등 두세군데 잡지에서 시 청탁을 받은 상태이며, <시인동네>에 발표한 시를 계기로 이제는 다시 시를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인동네> 5월호에 발표한 시 ‘그릇’은 백년 넘은 사기그릇에서 목격한 빗금을 보면서 자신의 허물을 돌이켜보는 내용을 담았다.

“버릴 수 없는 허물이/ 나라는 그릇인 걸 알게 되었다/ 그동안 금이 가 있었는데 나는 멀쩡한 것처럼 행세했다”(‘그릇’ 마지막 연)

‘뒤척인다’는 “뒤척인다” “부스럭거린다” “떠돈다” “운다” 같은 다양한 동사와 형용사를 이어 가면서 정처 없는 마음의 움직임을 묘사했다.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진 않지만 “너 언제까지 이러고 살래”라든가 “망해도 좋아” 같은 구절들에서 짐작되는 막막하고 답답한 상황을 배경으로, 마음이 벅차올랐다가 가라앉고 흔들리다가는 희미해지는 모습을 역동적인 단문의 연쇄로 표현했다.

“뒤척인다 부스럭거린다 구겨지고 있다/ 펼쳐졌다가 돌아눕고 있다 떠돈다 가라앉았다가/ 풀어졌다가 뜨거워지고 있다 눅눅하다 흐르고 있다 깊어진다/ (…) / 망해도 좋아, 날 좀 내버려둬, 작렬하고 있다 모여든다/ 흩어진다 뿌린다 두드러진다 더듬거린다 쿨럭이다가/ 다물어진다 수런댄다 미끄러지고 있다 갈망한다”(‘뒤척인다’ 앞부분과 뒷부분)

안도현 시인은 안중근 의사 유묵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가 소장하게 된 경위와 도난 유무를 밝혀 달라는 트위터 글을 올렸다가 허위 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 혐의로 기소되자 공판을 앞두고 시 절필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안 시인은 이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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