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에 '어서 돌아오렴'..교복 먼저 찾은 박영인군 엄마의 '기도'

강현석 기자 입력 2017. 4. 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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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랑하는 내아들…어서 돌아오렴’. 엄마는 아들이 갖고 싶어했던 축구화를 산 뒤 간절함 마음을 담아 이런 글을 적었다. 2014년 4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기전 영인이가 사달라던 축구화를 사주지 못한 것이 두고 두고 후회됐다.

안산 단원고 2학년6반 박영인군은 세월호를 타고 제주로 수학여행을 가다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영인이는 축구를 좋아하고 아빠와 함께 야구장에 가서 야구경기을 보는 것은 좋아했다고 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박영인군을 위해 부모님이 준비한 축구화. ‘어서 돌아오라’는 간절한 글귀가 적혀있다./임영호씨 페이스북.

하지만 축구화의 주인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지난 26일 오후 3시쯤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4층에서 단원고 남학생이 것으로 추정되는 교복 재킷이 발견됐다. 4층 선수 부분은 단원고 남학생들이 사용한 선실이 있었던 곳이다.

재킷에는 ‘박영인’ 이라고 쓰인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영인군의 부모는 재킷을 보고 한참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27일 오전에도 영인군의 아빠는 세월호 내부에서 발견되고 있는 유류품을 처리하고 있는 천막을 찾아 발견된 단원고 교복 등을 살펴보기도 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의 물품이 발견된 것은 영인이의 교복이 처음이다. 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교복이 발견된 4층 4-2구역에 대한 수색을 이날도 계속하고 있다. 또 일반인들이 머물렀던 3층과 4층 다른 지역에 대한 수색도 이어지고 있다.

안산 단원고에 보관중인 세월호 미수습자 박영인군의 책상./임영호씨 페이스북.

영인이의 교복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세월호 자원봉사자 임영호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영인이를 포함한 아홉명의 미수습자분들이 그리운 가족품으로 모두 돌아오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살아생전 영인이를 품어보고자 1000일 넘게 기다리셨던 할머니도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영인이 곁으로 떠나셨다”면서 “영인이의 책상은 단원고 교장실 한 켠에서 주인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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