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상승흐름 완연..문제는 '일자리'(재종합)

박종오 입력 2017. 4. 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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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지난달 국내 생산이 반등하고 투자도 4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느는 등 경기 전반에 훈풍이 부는 조짐이다. 수출 개선에서 비롯한 경기 개선세가 내수 전반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3월 생산 반등…소비도 선방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산업 생산량은 한 달 전보다 1.2% 늘었다. 앞서 지난 2월 생산량이 0.3% 줄며 감소세로 전환했다가 반등한 것이다. 지난달 생산 증가율도 작년 11월(1.4%) 이후 가장 컸다.

제조업 등 광공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 산업 전반의 생산이 모두 늘었다. 특히 지난 2월 3.3% 뒷걸음질했던 광공업 생산이 1% 늘며 전체 생산량 반등을 견인했다. 품목별로 자동차(5.4%), 전자부품(5%) 등의 생산이 많이 증가했다. 수출 개선세에 힘입은 것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6%로 한 달 전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공장이 바쁘게 돌며 제품 생산도 늘어나 재조업 재고는 0.2% 소폭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달보다 0.4% 늘며 작년 11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은 2월 0.2%에서 두 배 커졌다.

3월 소비는 전월 대비 보합(0%)을 기록했다. 지난 2월 3.2% 큰 폭으로 늘었다가 다시 주춤한 것이다.

다만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2월 소비는 중국 당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조처를 앞두고 보따리상이 국내 면세점에서 화장품·신발 등 비내구재와 준내구재를 사재기하면서 일시적으로 크게 늘었던 것”이라며 “이 때문에 3월에는 감소세를 예상했지만, 승용차·통신기기 등이 신제품 출시 효과로 판매 호조를 보인 덕분에 소비도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품목별로 보면 2월 반짝 증가했던 의복 등 준내구재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는 지난달 각각 2.3%, 0.8% 감소했다. 그러나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3.1% 늘며 전체적으로는 0%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설투자 역대 최대…경기 봄바람에도 일자리는 ‘냉골’

가장 두드러진 개선세를 보인 것은 투자다.

지난달 국내 설비 투자는 한 달 전보다 12.9% 늘며 2월 -8.5%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증가 폭도 2013년 10월(14.9%) 이후 41개월 만에 최대였다. 삼성·LG 등 반도체 제조 대기업 투자가 대거 이뤄지고 있어서다.

건설 기성(투자)도 건축·토목 공사 실적 증가에 힘입어 3.7% 증가했다. 지난달 건설 기성액(불변·계절조정)은 10조 5790억원으로 1997년 해당 통계 조사 이래 최고액을 찍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로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 지표는 최근 3개월간 생산·소비·투자 지표 등을 평균해 현재 경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100 이상이면 우리 경제가 평균 성장 속도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101은 통계청이 작년 6월 경기종합지수를 개편하며 잠정 설정한 가장 최근의 경기 저점인 2013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6~9개월 뒤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0.1포인트 내리며 하락 전환했다. 3개월째 이어진 상승 행진이 끝난 것이다.

어운선 과장은 “지난달 산업 활동 지표가 대부분 증가세를 이어가거나 증가 전환했다”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불안 요인이 없지는 않지만, 상승 흐름이 완연하다”고 총평했다.

문제는 최근 경제 온기의 내수 확산이 더디다는 점이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문제는 결국 일자리”라며 “수출 증가로 생산·투자가 좋아졌고 소비 부진도 완화하고 있지만,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는 계속 줄고 자영업자, 임시·일용직 등 상대적으로 고용 여건이 나쁜 일자리가 주로 느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내려앉은 것도 구인·구직 여건 등 고용시장 개선세가 미약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기 회복세가 장기간 지속할지도 관건이다. 어운선 과장은 “과거 경기 순환 주기를 보면 저점에서 정점까지 평균 49개월이 걸렸다”면서 “현재는 가장 최근 저점(2013년 3월)에서 4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점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조만간 경기 고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종오 (pjo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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