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이승우 "U-20 월드컵 우승 찍고, 바르셀로나 1군 갈래요"

전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2017. 4. 2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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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자랑하는 축구 유망주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요즘 5월20일만 생각하면 마음이 무척 설렌다. 꿈에 그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이 드디어 개막하기 때문이다.

U-20 월드컵은 출전 연령이 만 20세로 제한됐지만, 성인과 똑같은 일정으로 치러지는 ‘꿈의 무대’다. 개최국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 기니 등 최정상급 강팀들과 ‘죽음의 조’로 묶였다. 이승우의 목표는 하나, 우승이다. 27일 ‘스포츠경향’과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전주에서 만난 그는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니 우승해야죠”라고 말했다.

U-20 월드컵 대표 이승우가 27일 전주 라마다호텔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주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모두 대단한 팀들이지만, 이름값에 눌리긴 싫어요.”

이승우가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우승 꿈을 키워가는 것은 목표가 가진 힘을 알고 있어서다. 2년 전 칠레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통과를 목표로 삼으면서 16강에서 멈췄다. 당시 이승우가 에이스로 활약한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브라질, 기니를 잇달아 꺾는 이변을 연출했기에 아쉬운 결과였다. 이승우는 “브라질을 꺾었는데, 고작 벨기에의 벽을 넘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어요.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선 우승을 노려봐야죠”라고 말했다.

이승우가 믿는 구석은 지도자와의 궁합이다. 이승우는 2011년 13살의 나이로 부모 품을 떠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입단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스페인에서 실력만으로 평가받는 전쟁 같은 시간을 보냈다. 이승우는 “실력에서 밀리면 매년 7~10명이 쫓겨났죠. 그 힘든 시간을 가족 없이 보내다가 2년 전에 겨우 가족이 모두 스페인에서 뭉쳤어요”라고 말했다. 골 사냥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개성도 강한 탓에 많은 지도자를 고민에 빠뜨렸다. 그러나 선수를 자유롭게 풀어주는 감독 아래에선 절로 신바람이 난다. 지난 1월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서 신태용 U-20 감독(47)을 처음 만난 그는 “감독님이 운동장에선 하고 싶은 걸 모두 하라고 하셨다”고 활짝 웃었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에서처럼 볼을 받으면서 골을 노리면 된다. 지금껏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면 그를 옥죄였던 사슬이 풀린 셈이다.

U-20 월드컵 대표 이승우가 27일 전주 라마다호텔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주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대표팀 선수들끼리의 끈끈한 정도 큰 힘이 된다. 월드컵 본선 상대와 미리 맞붙은 4개국 초청대회 잠비아전에서 정태욱이 목뼈를 다친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팬들은 이승우가 칩샷을 포함해 2골을 터뜨린 것보다 큰 목소리로 앰뷸런스를 부른 것에 감동을 받았다. 신 감독은 “(정)태욱이가 다친 것은 안타까웠지만, 그 사건으로 애들이 더욱 단단해졌다. 누구도 한 살이 어린 (이)승우를 무시하거나 못마땅하게 보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승우에게 월드컵 우승이 눈앞의 꿈이라면, 이후 소망은 세계 최고의 팀이라고 할 수 있는 바르셀로나 1군에서 뛰는 것이다. 이승우 나이도 이제 한국 나이로 스무 살. 유망주 취급을 받는 것도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이승우는 올 여름 바르셀로나 1군 혹은 2군(바르셀로나 B)으로 진입할 기회를 노려야 한다. 세계 최고 재능을 가진 유망주들끼리 싸우는 U-20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에 입단했을 때부터 항상 1군에서 뛰는 날을 기대해왔다. 나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고 바르셀로나 1군으로 올라서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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