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콘택트렌즈 .. 착용하면 당뇨병·녹내장도 진단
투명도 높고 신축성 좋은 그래핀
나노 금속 와이어로 센서 만들어
눈물 속 혈당 감지하고 안압 측정
"사진 찍고, 증강현실 구현하는
영화 속 장면도 3년 내 완성될 것"
‘첩보요원이 오른쪽 눈에 콘택트렌즈를 낀다. 그의 미션은 누군가를 찾아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비밀 서류를 빼내 오는 일. 오가는 사람들로 복잡한 기차역에 선 이 남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찾은 정보를 렌즈로 전송받아 탐색을 시작한다. 그러자 렌즈는 기차역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과 정보를 대조해 가며 목표물을 찾아낸다.’
2011년 개봉한 첩보영화 ‘미션 임파서블 4’에 나오는 장면이다. 증강현실(AR)을 구현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그렸다.
스마트 콘택트렌즈까지는 아니더라도 스마트 글라스는 이미 나왔다. 구글이 2013년 내놓은 구글 글라스가 대표적이다. 구글 글라스도 증강현실을 보여주고 사진을 찍는 ‘똑똑한 안경’이지만, 카메라가 달려 있는 독특한 모양 때문에 사람들의 거부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콘택트렌즈는 다르다. 투명하게 눈에 붙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아보기 어렵다.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사용할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증강(增强)된 ‘수퍼맨’이다.
구글·소니·삼성전자도 제품 개발 나서
구글·소니가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에 나섰다고 발표했고, 삼성전자도 2014년 눈에 착용하는 미래형 콘택트렌즈 기술에 대한 특허 신청을 냈다. 콘택트렌즈로 구글은 혈당을 체크하고, 삼성과 소니는 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과학소설(SF)에나 나올 법한 얘기들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원천기술은 이미 세상에 나왔다. 10억분의 1m의 세계까지 진화한 나노과학과 기가바이트급 이상의 정보를 순식간에 전달할 수 있는 통신기술이 그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구글이나 삼성전자가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스마트 콘택트렌즈에는 불투명색의 전극들이 시야를 가리는 문제가 있었다. 또 소프트렌즈가 아닌 플라스틱 재질이라 장시간 착용하기도 어려웠다.
UNIST의 박 교수팀은 투명하고 유연한 재료로 센서를 만들어 이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했다. 투명도가 높고 신축성이 좋은 그래핀과 나노 굵기의 금속 와이어로 전극을 만들었다.
이 센서를 이용하면 눈물 속 혈당을 감지하고, 이 정보를 무선 안테나로 보내 당뇨병 등 렌즈 착용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무선 안테나가 외부 전력을 이용해 센서의 정보를 읽어 오기 때문에 스마트 콘택트렌즈에는 배터리와 같은 별도의 전원도 필요 없다.
안압 측정은 전기장을 만들어내는 유전층(誘電層)을 이용한다. 유전층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층인데, 양전하와 음전하가 양쪽으로 나뉘는 극성을 띠는 게 특징이다. 안압이 높아지면 이 층의 두께가 얇아지고, 낮아지면 두꺼워진다. 안압 측정 센서는 이를 감지해 안테나로 정보를 전달한다.
박 교수팀의 연구는 현재는 의료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수준이다. SF 영화처럼 사진을 찍고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단계까지 가는 것도 머지않아 보인다. 혈당과 안압을 감지하는 센서는 발광다이오드(LED)로 된 디스플레이 화소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 LED를 이용하면 사진을 찍는 기능을 하는 포토 디텍터가 될 수도 있고, 렌즈상에 증강현실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기능도 할 수 있다. 박 교수팀의 연구는 미국 콘택트렌즈 제조사의 연구비 후원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박 교수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미션 임파서블’에서 볼 수 있었던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결코 상상 속 미래 기술이 아니다”며 “의료용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2~3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고, 사진 촬영과 증강현실 구현도 실험실 수준에서는 3년 안에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7일자에 발표됐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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