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또..40대 집배원의 갑작스런 죽음

서상현 입력 2017. 4. 27. 20:56 수정 2017. 4. 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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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집배원이 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두 달 전 사망한 집배원과 공교롭게도 같은 우체국 소속이었고 사인도 동맥경화로 같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가 있는 걸까요.

서상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21년 차 집배원인 47살 곽현구 씨.

지난 25일 오전 9시쯤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7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곽 씨가 두 시간 넘게 나타나지 않자 동료들이 집을 찾아왔고, 어린 두 딸을 챙기느라 따로 방을 쓰는 아내 역시 남편이 숨진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마리놀/미망인] "우리 남편을 봤어요. 죽었어요. (찾아온 동료들에게) 도와주세요. 내 남편 죽었어요."

부검결과 사인은 동맥경화였습니다.

동료들은 갑작스런 죽음이었다고 말합니다.

[우체국 직원] "자기 관리를 잘했던 직원이에요. 남자가 술, 담배 안 하고…."

매일 새벽 6시 집을 나섰던 곽 씨는 점심시간도 없이 하루 평균 11시간을 일했고, 이번 달에는 주말도 없었습니다.

[우체국 직원] "대통령 선거철이어서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일시적으로 쏟아지잖아요. 비상상태거든요."

곽현구 씨는 이 집배 오토바이를 타고 하루 평균 45킬로미터, 1천291통의 우편물을 배달했습니다.

지난해 집배원의 하루 평균 물류량은 982통.

곽 씨는 이보다 300통이나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우정사업본부는 곽 씨가 도농 복합지역을 담당하고 있어 업무량이 많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 "업무량이 평균보다 좀 낮은 것으로 나타나있고, '내 몫을 한다' 이럴 때 거기보다 좀 떨어지는 수준…."

지난 2월 6일, 같은 우체국 소속 집배원 조만식 씨도 잠든 사이 동맥경화로 숨졌습니다.

집배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55시간, 법정 근로시간 40시간보다 15시간이나 더 많습니다.

[우체국 직원] "(저도) 그만두려고 얘기해놓은 상태예요. 너무 사람을 사람답게 못 살게 하니까…."

집배원 대부분 과로에 시달리고 있지만, 막상 과로사로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2012년부터 지난 2월까지 5년 2개월 동안 모두 86명의 집배원이 사망했는데, 과로사가 인정돼 순직 처리된 건 17건으로 20%가 채 되지 않습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 "사실 댁에서 그랬으니까 일반적으로 사망한 거죠."

지난 5년간 집배원 증원율은 2.5%, 우정사업본부는 현재 집배 인력이 적정하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상현입니다.

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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