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온 찢어진 '새 청바지'..찢어지는 부모 마음
<앵커>
세월호에서 유류품들이 속속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단원고 최진혁 군의 여행 가방도 돌아왔는데, 그 안에서 이 청바지가 발견됐습니다. 진혁 군이 수학여행 때 입겠다며 부푼 마음으로 챙겨 넣었던 옷입니다. 한 번도 입지 못한 새 옷인데, 부모의 가슴처럼 곳곳이 찢겨 성한 곳이 없습니다.
조을선 기자입니다.
<기자>
부푼 가슴을 안고 수학여행에 가져간 진혁이의 빨간 여행 가방.
3년 만에 돌아온 가방은 사나웠던 바닷속에서 뜯어지고 망가졌습니다.
[고영희/故 최진혁 군 어머니 : 쉽사리 다가가질 못했어요.빨간 가방을 보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서.]
진혁이가 수학여행 가서 입을 거라며 아껴뒀던 새 청바지는 곳곳이 찢긴 채 3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구멍이 나 너덜너덜해진 윗옷들은 원래 모습을 알아보기도 어렵습니다.
[수학여행 가서 입는다고 그래 가지고 다른 거 입고 다니고. 억장이 무너졌어요. 진혁이 아빠도 저도 갈기갈기 찢어지죠.]
망가진 유품들을 보고 힘들어하는 어머니를 위해 진혁이와 함께 희생된 같은 반 백승현 군 어머니가 옷가지를 대신 맡아 세척해주기로 했습니다.
옷가지들은 물에 담가 빨아보려 해도 변해버린 색깔은 돌아오지 않고 약품 처리한 냄새도 좀처럼 가시지 않습니다.
[임현실/故 백승현 군 어머니 : 속상해 하더라고. 저걸 가지고서 저걸 어쩌나. 그래서 우리집에 갖다 놓으라고….]
밤에 장 보러 나가는 어머니를 따라다닐 만큼 늘 부모 걱정을 먼저 했던 진혁이.
이번에도 기다리는 부모를 위해 마지막 유품을 보내온 것이라고 어머니는 생각합니다.
[엄마랑 아빠가 죽어서도 너는 내 아들이다. 꼭 다시 만나자.]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윤선영)
조을선 기자sunshine5@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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