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윌 케인' 같은 지도자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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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입학한 해.
케인은 절대 고독의 순간에 빠져 두려움에 떨었고, 자신의 개인적 이익(신혼여행과 새로운 삶)을 포기하고 다수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공무에 충실하기로 용기를 냈으며 결국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전형을 보여줬다.
케인의 연약함, 그리고 용기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을 특유의 표정 연기로 압도해 생애 두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게리 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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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입학한 해. 교양영어 시간에 영문과 교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가 생각난다.
한국사회가 선진국이 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반칙이 통하고, 불의에 대항하면 손해 보는 정직하지 못한 풍토에 있다면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영화로 1952년 프레드 진네만 감독, 게리 쿠퍼, 그레이스 켈리 주연의 하이 눈(High Noon, 정오)을 소개했다.
시계는 10시 35분을 가리키고 있다. 마을 보안관 윌 케인(게리 쿠퍼역)은 결혼식을 끝내고 사랑스런 아내 에이미 파울러(그레이스 켈리역)와 신혼여행을 떠나기 직전, 5년 전 자신이 감옥으로 보내 교수형을 선고받은 악당 프랭크 밀러가 특사로 풀려나 정오에 마을로 돌아올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다.
이미 악당 세 명은 프랭크를 기다리며 역 근처를 요란하게 어슬렁거리고 마을 사람들은 서서히 공포에 사로잡힌다. 이미 보안관직을 내려놓고 새 출발을 꿈꿨던 케인은 다음 날 새로운 보안관이 선출될 때까지 자신이 할 역할이 있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째깍째깍 시간은 흐르고 신혼여행을 떠나던 케인은 마차를 돌려 마을로 돌아온 후, 마을사람들에게 다급한 마음으로 간절하게 함께 싸울 필요성을 역설하며 도움을 청하지만 아무도 호응하지 않고 마을사람들은 각자 자기 입장만 주장하다가 그저 마을을 떠날 궁리만 한다.
시간은 정오를 가리키고 있다. 케인은 두려웠으므로 반칙을 써서 악당들을 물리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정면으로 맞서기로 하고 역 앞으로 다가가 결투를 벌인다. 아내 에이미도 마을로 돌아와 절체절명의 순간에 빠진 남편 케인을 구한다. 그리고 미련 없이 보안관 배지를 던지고 두 사람이 마을을 떠난다는 줄거리다. 케인은 절대 고독의 순간에 빠져 두려움에 떨었고, 자신의 개인적 이익(신혼여행과 새로운 삶)을 포기하고 다수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공무에 충실하기로 용기를 냈으며 결국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전형을 보여줬다.
케인의 연약함, 그리고 용기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을 특유의 표정 연기로 압도해 생애 두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게리 쿠퍼.
전혀 전지전능하지 않고 감정적이며 도덕적 고뇌에 빠진 평범한 사람들이 대다수인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인물은 불세출의 영웅이 아닌,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그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두려움과 걱정 속에 있으면서도 무엇이 옳은 일인지 끊임없이 고뇌하면서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윌 케인과 같은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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