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인터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단일화 명분 없어.. 대선 이후 이슈별로 다른 당과 연대"

파이낸셜뉴스 2017. 4. 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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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콩가루 됐지만 마지막까지 남아 지킬 것"
"민생은 국민의당과, 안보는 한국당과 협력 가능"
대담=조석장 정치부장·부국장

"당이 콩가루 됐지만 마지막까지 남아 지킬 것"
"민생은 국민의당과, 안보는 한국당과 협력 가능"
대담=조석장 정치부장·부국장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지난 26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낮은 지지도에 대해 "100% 안 믿는다. 솔직히 여론조사 회사들이 얼마나 윤리적인지도 잘 모르겠다"며 "진보 후보들에 대한 표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층이 진짜 여론조사에 열심히 응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최근 당에서 추진하는 단일화와 일부 의원의 탈당설과 관련, "당이 콩가루 집안이 됐다"면서도 "일단 바른정당에 신념을 가지고 온 이상 저는 마지막까지 당에 남아있을 사람"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국민들은 저 당(바른정당)이 이상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후보의 이런 반응은 당내 단일화를 추진하는 의원들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면서도 대선 완주와 대선 이후에도 당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 후보는 27일 김무성 공동선대위원장의 탈당설 부인과 관련, "단일화는 원칙에 안 맞고, 명분도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이 다른 부분에서 당이 의견일치가 안 됐다"면서도 "오늘 (김 선대위원장의) 입장에 대해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담=조석장 정치부장·부국장

―요즘 대선국면인데 몇 시간이나 자나. 숙면은 하나.

▲요새 보통 4시간 정도 잔다. 숙면은 못한다.

―대선 중간평가를 한다면.

▲저는 열심히 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 제 진심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이나 시간이나 이런 게 절대적으로 부족해 그게 제일 아쉽다.

―지지도가 문제일 텐데.

▲글쎄, 저는 100% 안 믿는다. 왜 안 믿냐면 요즘 선거 결과를 보면 많이 틀리고. 솔직히 여론조사 회사들이 얼마나 윤리적인지도 잘 모르겠다. 진보 후보들에 대한 표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 여론조사를 보면 중도 보수나 보수층이 진짜 여론조사에 열심히 응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건 5월 9일 선거 결과를 보면 알 것이다. 저는 선거할 때 낙관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제가 지지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그런 착각에 빠져서 작은 선거나 큰 선거에서 제가 저를 유리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나오는 지지도는 좀 못 믿겠다.

―단일화 논란을 안 물어볼 수 없다. 당은 한다고 하고, 후보는 안 한다고 그러니 헷갈린다.

▲단일화는 없다. 우리 당헌당규 어디에도 민주적 절차를 통해 뽑은 대선후보를 의총 의결이나 의원과 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의결이나 그런 걸로 사퇴시킬 방법이 없다. 후보 사퇴란 제가 대단한 도덕성에 문제가 있거나 결격사항이 있어서 홍준표같이 강간미수를 했다거나 형사피고인이거나 이러면 스스로 그만둬야 한다. 그것은 자유한국당 얘기지 바른정당에는 그런 문제가 없다. 저는 사퇴할 생각이 전혀 없다.

―당 입장에서 보면 선거자금을 염려하는 것인가.

▲선거 보조금이 국고에서 나오는 건 제가 후보로 선출돼 대선에 출마했기 때문에 나온 돈이다. 제가 출마를 안했으면 그 돈은 안 나왔다. 우리가 후보를 안 냈으면 안 나왔다. 그 돈은 받아놓고 후보를 사퇴시키면 그것이야말로 먹튀다. 제가 후보로 출마 안했으면 원래 안 나오는 돈인데 그걸 가지고 다시 못 돌려받는다는 말을 하는 자체가 모순이다.

―정치는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고도 한다.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하는 거 아닌가. 후보 단일화를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결과로 책임지는 게 필요하지 않나.

▲아니다. 자유한국당이 대선후보라고 내놓은 사람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기엔 너무 부끄러운 형사피고인에 강간미수 공범이다. 그런 정당, 그런 사람들하고 단일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보수를 욕보이는 짓이다. 국민의당은 외교안보 노선이 우리와 다르다. 오히려 우리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외교안보가 잘못되지 않도록 견제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 노선을 다 포기하면서, 방금 차선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뭐가 차선인지 모르겠다.

―당에선 일반 대국민 여론조사라면 보수단일화에서 해볼 만하다고 하는데.

▲우리 당의 한 절반 정도 되는 의원들이 보수단일화를 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제가 의총 결론에서 "당신들 하려면 해봐라. 나는 내 길 간다"고 그랬다. 그분들이 저한테 보수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도 동의를 요구하길래 "나는 동의 못한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러니까 (당이) 콩가루 집안이 된 거다. 콩가루 집안이 됐지만 그분들이 하는 처사나 그런 게 옳지 않지만, 선거가 며칠 남았다고 그 사람들과 싸울 수 없는 노릇 아니겠나.

―당이 자중지란 나고 탈당사태로 이어지면 후보도 부담을 가지게 될 텐데.

▲부담은 당연히 있다. 이미 국민들이 저 당이 이상하다는 걸 다 알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이 굳이 탈당하고.. 창당했을 때 불과 3개월 전에 그랬던 그 정신을 다 잊어버리고, 100일도 안 됐는데 벌써 다 잊어버리고, 그런 식이라면 저는 동의 못한다. 그래서 철학과 가치가 다를 수 있다. 저는 하루를 정치해도 그런 신념을 가지고 하는 사람이다. 그분들이 '아, 내가 어디 가면 다음 대선에 유리할까' 그것만 생각하시면 제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내년 지방선거까지라도 바른정당 의원들과 함께 가야 한다는 건가.

▲저는 새누리당 탈당할 때 제일 마지막에 결심한 사람이다. 지금 저를 흔드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탈당하자고 우겼던 사람들이다. 저는 그 사람들한테 '왜 탈당하냐, 당 안에서 개혁하자, 우리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 당 안에 남아서 개혁하자, 여기서 싸우자'고 주장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탈당계를 제일 마지막에 냈다. '0.1%, 0.001%의 가능성만 있어도 남겠다'라고. 그런데 그때 이정현 대표가 끝까지 안 물러나고 진박(진박근혜계)들이 진상 짓을 하면서 제가 마지막에 포기하고 탈당했던 사람이다. 제가 일단 바른정당에 그 신념을 가지고 온 이상은 제가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사람이다. 그분들 뭐. 그 이상은 이야기 안하겠다. 말 한마디 하면 난리나니까.

―조기 대선이란 특수성 때문에 처음에 바른정당 탄생시키고 지키고자 했던 명분이 국민들한테는 전달이 안 됐다.

▲그거는 우리가 잘못한 거다. 그건 국민들 책임이 아니고, 우리 바른정당이 당을 처음 만들자마자 선거연령 18세 가지고 오락가락하고, 뭐 가지고 계속 오락가락하면서 헤맸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안 쳐다보고 반기문 쳐다보고 있다가, 우리가 바보같이 정치를 한 거다. 지금이라도 하루에 0.1%가 올라가든 1%가 올라가든 여기서부터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다.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으니까. 이것은 우리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나.

―단일화 명분으로 반문재인 연대가 강하게 제기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제 눈에는 문재인이 위험한 정도나 안철수가 위험한 정도나 비슷하다. 한 사람은 약간 더 노골적으로 얘기하고, 한 사람은 보수를 눈속임하려고 속을 감추는 그 차이만 있을 뿐이다. 제 눈에는 둘 다, 특히 외교안보 쪽은 위험하다. 그 사람들은 본래 한 몸이었는데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나온 거 아닌가. 그래서 안철수 후보한테 보수가 지금 표심을 준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시간이 충분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시간이 워낙 없으니까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저는 반문연대라는 표현은 한 번도 안 썼다. 왜? 안철수나 문재인이나 똑같이 위험한데 안철수가 무슨 보수한테 그리 천사라고. 안철수랑 같이 반문연대를 하는 게 보수가 추구하는 가치하고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선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도 안 물어볼 수 없다. 당선 여부를 떠나 어차피 여소야대 국면이 되지 않나. 협치나 신(新)4당 체제가 본격적으로 실험대에 오르는데 바른정당 입장에서 국민의당 등 다른 당과 협치가 상당히 중요하지 않나.

▲중요하다. 중요한데 연정이라는 건 개념이다. 공동으로 정부를 주장하는 거니까. 아마 어느 정당이 돼도 바로 연정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결국 총리, 부총리, 장관들 인사에서 어떻게 이걸 골고루 섞어서 출신을 안 따지고 내각을 조각하는 게 중요하다. 문재인 후보같이 친노세력에 얹혀 있는 사람이 만약 캠프 출신 인사들, 친노 세력들로만 조각을 하면 협치의 출발선부터 흐트러지는 것이다.

―대선 이후 협치라든지 연정 카드는 남아있다는 것인가.

▲대선 이후에는 이슈별로, 민생이슈라 하면 국민의당과 협력이 가능할 것이고, 외교안보 같으면 협력이 잘 안될 거다. 오히려 한국당하고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프랑스 대선이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대선 모두 예상과는 다른 국면이 나타났는데 한국은 어떤가.

▲대통령 탄핵이 워낙 쓰나미같이 덮여서 프랑스나 미국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오는 게 오히려 힘들어졌다. 대통령 탄핵이 너무 많이 덮어버렸다. 이번 대선은 어떻게 보면 대통령 탄핵선거다. 짧은 기간에 그걸 극복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대통령 탄핵이 없었으면 세상은 많이 달라지고, 대선도 많이 달랐을 거다. 저희가 탈당도 안 했을 것이고. 새누리당 안에서 하나의 보수정당에서 후보를 뽑는 데 제가 그쪽에 도전했을 것이다. 대통령이 탄핵돼버리고 보수 입장에선 모든 게 뒤죽박죽이 돼버렸다.

―합리적 보수, 개혁적 보수, 보수의 새 희망을 내걸었는데 국민이 새로운 보수에 대해 많이 인식했다고 보나.

▲저에 대해 알게 된 분들은 '아, 저런 보수라면 지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신다. 그건 젊은 분들뿐 아니라 연세가 좀 많은 분들 중에도 뭔가 좀 깨어있는 분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잘못을 저질러서 보수를 망쳐놨는지 다 아시기 때문에. 제가 얘기하는 보수에 대해 '저런 보수 같으면 떳떳하게 지지할 수 있겠다. 보수라고 말하는 게 부끄럽지 않겠다' 이렇게 생각해주시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TK(대구·경북)에서 유 후보 지지가 확 일어날까.

▲제가 대구에서 태어나서 거기서 자라고 거기서 4선 국회의원을 하는데 제가 아는 대구 시도민들이 그렇게 앞뒤가 꽉 막혀 아직도 박근혜 대통령 잘못을 인정 안할까. 글쎄…. 저도 TK 지지도가 나오는 것을 보고 내가 알던 TK가 그런가 했다. 저도 5월 9일에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정리=hjkim01@fnnews.com 김학재 정인홍 기자 권승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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