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구는 3:3:3으로 갈리지 않겠는교"..흔들리는 '보수의 심장'
10명 중 5명 "TV토론 보고 마음 정해"
"보수 살려야" vs "확실한 정권교체"
[대구=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문재인이 당선되겠지만서도 여는(대구는) 3대 3대 3으로 갈리지 않겠는교.”
동대구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이윤덕(67) 씨는 최근 대구표심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 씨는 “젊은 사람은 문재인 찍겠지만 거짓말하고 말바꾸기하고 우리한텐 어림도 없다”며 “안철수는 박지원 때문에 안된다 카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럼 홍준표냐?”고 묻자 이 씨는 “어차피 안될낀데”라면서도 “아무래도 보수지역이니까 그래도...”라고 말을 아꼈다.
◇마음 정하는 대구민심…촉매는 TV토론
‘보수의 심장부’ 대구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를 향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특정후보를 향한 몰표를 보기 힘들 듯하다. 대선을 13일 앞둔 26일 대구의 유권자들은 지지후보를 묻는 질문에 각기 다르지만 명확한 이유로 답변을 내놓았다. 3주 전 기자가 대구를 찾았을 때보다 지지색이 더 뚜렷해진 모습이었다. TBC대구방송이 지난 23일과 24일 대구·경북지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1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TK민심의 31.8%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24.9%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2.8%로 3위를 기록했다.
민심 변화의 촉매는 TV토론이었다. 이날 기자가 만난 사람들 10명 중 6명은 “대선후보 TV토론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 중 5명은 “토론 이후 마음을 확실히 정했다”고 답했다. 지상파 3사를 비롯해 7개 채널이 지난 23일 생중계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TV토론 시청률은 38.5%(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또 다른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에 따르면 19일 2차 토론 때는 대구(30.2%)의 시청률이 가장 높았다.
◇“보수 궤멸은 막아야”…5060 ‘미워도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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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을 한다는 박영하(59) 씨도 최근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그는 “사실 사람으로 볼 때는 정치물이 덜 든 안철수가 제일이라 생각해왔다”면서도 안 후보의 최근 지지율 하락에 대해 “안철수가 안될 바에야 홍준표를 찍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10%도 안나오면 보수는 끝이다. 문재인이 되더라도 (자유한국당이) 30%는 나와줘야 후일을 생각할 수 있는거 아니냐”고 설명했다. 박 씨는 “요즘 대구 사람들이 모이면 정치 얘기만 하는데 보수가 쪼개져서는 안된다는 소리가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보다 확고해진 2030 문재인 지지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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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학원강사 임 모(34) 씨는 “안철수 후보는 토론 태도에 문제가 많아보여서 손이 안갈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어투나 우유부단한 모습, 논점을 흐리는 말 때문에 대통령으로는 별로인 것 같다”며 “MB아바타라는 이야기를 왜 꺼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안 후보를 찍어볼까 고민했던 주변 친구들도 토론을 본 이후에 문재인 지지자로 마음을 정했다”며 “투표장에 갈 때까지 마음을 다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래도 문재인 막을사람은 안철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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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박영출(56) 씨는 “홍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공격하며 박지원 대표의 대북관을 이야기하는 게 대구사람들한테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문재인이를 막기 위해서는 안철수밖에 없지 않냐”고 말했다. 박 씨는 “안 후보에게 표를 몰아서 정권이 좌파세력한테 통째로 넘어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진영 (liste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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