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승강전] 벼랑 끝에 선 진에어-콩두, 잔류 위해 모든 걸 건다

윤민섭 2017. 4. 2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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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윤민섭 기자] 벼랑 끝에 선 두 팀, 진에어 그린윙즈와 콩두 몬스터가 27일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 승강전에서 맞붙는다. 두 팀은 지난 25일 에버8 위너스와 CJ 엔투스를 각각 잡고 승자전에 진출한 상태다.

▲ ‘불시착은 있어도 추락은 없다’ 진에어 그린윙스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2013년 7월 창단 이래 단 한 번도 강등권 근처에 간 적이 없었던 진에어 그린윙스다. 롤챔스가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되던 2013~2014년에도 스텔스가 2014 스프링 시즌에 예선 탈락한 것을 제외하면 형제팀이 모두 본선에 얼굴을 비췄다. 풀리그 방식이 도입된 2015년에는 스프링과 서머에 각각 4위와 6위를, 2016년에도 4위와 7위를 기록했다. 우승급 전력은 아니었지만 롤드컵 지역 선발전에는 꾸준히 얼굴도장을 찍은 팀이 진에어였다.

그래서 이번 스프링 시즌 9위는 충격적이다. 봄에 더 강했던 진에어였기에 더욱 그렇다. 4승14패. 꼴찌 팀 콩두와의 승차는 겨우 1경기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진에어는 이번 경기를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고무적인 점은 미드 라이너 ‘쿠잔’ 이성혁의 각성이다. 이성혁은 1라운드 정글러와의 호흡·메타 적응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고전했다. 자신의 최고 장기인 라인전 실력도 온전히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 감각을 되찾으면서 팀의 중추로서 맡은 바 역할을 다 해냈다.

이성혁은 캐리형 미드라이너라기 보다 캐리의 옆에서 굳은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숨은 주역에 가깝다. 지난 승강전 1차전에서도 카르마·블라디미르로 도우미와 어그로 담당을 자처하면서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그의 성향처럼 다재다능한 챔피언 리산드라 역시 메타에 상관없이 그가 언제든지 꺼낼 수 있는 픽이다. 이성혁이 1차전 때처럼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해준다면 팀 잔류는 긍정적이다.

▲ ‘제파’ 합류한 콩두 몬스터, 확실히 달라졌다

2승이 추가됐다. 세트승이 4번 늘었다. 지난 2016 롤챔스 스프링 성적과 단순 비교하면 그렇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완전히 다르다. 콩두 몬스터는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2017 스프링의 콩두는 ‘제파’ 이재민 코치의 재합류 전후로 나뉜다. 개인 사정으로 팀을 떠났던 이재민 코치가 지난 3월21일 부로 복귀하자 콩두는 새 팀으로 거듭났다. 진에어를 상대로는 1대2로 아쉽게 패했지만 훨씬 더 향상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어지는 26일 경기에선 대어 kt 롤스터를 잡아냈다. 그 다음 경기인 BBQ 올리버스전에서 1시간이 넘는 혈투를 벌인 끝에 석패했지만 이어지는 롱주전에서 2세트를 먼저 따내며 시즌의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했다.

콩두의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과감함이 늘어난 점이다. 콩두는 연속된 패배에 자신감이 결여됐었다. 그래서 잡았던 승기를 허무하게 놓칠 때가 유난히 많았다. 하지만 시즌 후반부 들어서 과감한 이니시에이팅과 향상된 대규모 교전 능력을 보여주며 여러 차례 승리를 따냈다.

특히 팀의 원거리 딜러 ‘쏠’ 서진솔이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완전히 껍질을 깨고 나왔다는 평이다. 지난 2016년 대규모 교전에 다소 소극적으로 임했던 서진솔은 이번 시즌 플레이스타일을 180도 바꿨다. 롤챔스 원거리 딜러 간 분당 데미지 딜링 순위 5위라는 성적표가 그 사실을 증명한다. 서진솔보다 위에 나열된 선수는 ‘뱅’ ‘데프트’ ‘프레이’ ‘테디’ 뿐이다. 팀에서 데미지 딜링 담당 비중도 29.2%를 기록하며 락스의 ‘미키’ 손영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원거리 딜러 중엔 압도적 1위다.

▲ ‘우리 팀은 내가 캐리한다‘ 서머행 티켓은 양 팀 원거리 딜러 손에

이번 승자전 경기는 양 팀간 원거리 딜러들의 신경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두 팀다 원딜 캐리 전략을 선호한다. 지난 스프링 시즌 양 팀 원거리 딜러는 나란히 분당 CS 획득 순위 1·2위에 올랐다. ‘테디’ 박진성이 9.8개, ‘쏠’ 서진솔이 9.7개를 먹었다. 3위 ‘크레이머’ 하종훈(9.3개)와 제법 격차가 있다.

또한 두 선수는 15분 전 상대 라이너와의 CS 격차에서도 6개·1개를 더 획득한 것으로 나왔다. 이는 단지 경기 후반부에 CS를 몰아먹어서 성장한 것이 아니라 라인전에서부터 작게나마 이득을 봐왔다는 증거다.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던 양 팀의 전력을 생각해보면 두 팀 모두 바텀 캐리가 희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긴 팀은 롤챔스 서머에 진출해 다시 한 번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얻게 되지만 진 팀은 단두대로 밀려난다. 거기엔 에버8 위너스가 창단 이후 첫 롤챔스 진출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천국과 지옥이 갈린다. 두 팀 모두 반전의 계기를 잔류 성공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 오늘 어떤 팀이 웃고 또 울게 될지 자못 기대된다.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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