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해수부, 기름유출 가능성 알고도 세월호에 구멍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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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월호 선체에서 기름이 유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도 선체 곳곳에 천공작업(구멍 뚫기)를 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과정에서 선체내부에 쌓인 펄과 바닷물 등을 빼내기 위해 세월호에 총 160개 가량의 크고 작은 구멍을 뚫었지만 기름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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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리터 드럼 415개 분량 기름 선체 내 잔존 상태서 천공
상하이샐비지 작년 11월 선체내에 잔존유 사실 해수부 보고
해수부 "기름 유출 가능성 알고 대비 차원 오탁 방지망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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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본지가 단독입수한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의 ‘로로선 세월호의 잔해복구-완료작업 요약과 새로운 인양방법 도입’ 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 작업자들은 2015년 9월 1일부터 12월 8일까지 화물칸인 C데크(2층)와 D데크(1층)에서 총 97.5㎘ 의 기름을 수거했다.
상하이샐비지 측은 당초 화물칸에는 유류탱크가 없기 때문에 이 곳에는 기름이 없을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상당량이 있었다. 오히려 작업자들이 접근한 9개 유류탱크에 남아 있던 기름은 당초 추정치인 171㎘의 6분의 1 수준인 33.7㎘에 그쳤다.
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의 한 관계자는 “선체하부 기관실 유류탱크에서 기름이 흘러나와 조류를 타고 1층·2층로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류탱크가 파손돼 대량의 기름이 선체 내부로 유출됐다는 얘기다.
해수부에 따르면 사고 당시 세월호에 적재된 기름은 총 214㎘로 추정된다. 반면 보고서에 따르면 상하이샐비지가 선체 내부에서 회수한 기름은 131.2㎘에 그쳤다. 회수하지 못한 82㎘의 기름 중 일부는 외부로 유출되고 나머지는 선체내에 그대로 남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00ℓ짜리 드럼통 415개에 달하는 분량이다.
상하이샐비지는 이 보고서를 지난해 11월 9일 열린 ‘세월호 인양장비 변경 전문가 기술자문회의’에서 해수부 측에 공식자료로 제출했다.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과정에서 선체내부에 쌓인 펄과 바닷물 등을 빼내기 위해 세월호에 총 160개 가량의 크고 작은 구멍을 뚫었지만 기름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은 지난달 27일에는 좌현 측에 지름 10㎝의 구멍 32개를 뚫어 배수작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시험천공 중 기름이 새어나와 작업을 중단했다. 기름은 D데크에 1㎝ 크기로 뚫은 4곳의 구멍 중 3곳에서 나왔다. 해수부가 유류탱크가 파손돼 기름이 선체 내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대책 없이 구멍뚫기 작업을 계속했다는 얘기다.
해수부 관계자는 “기름 유출 가능성을 인지하고 몇단계 오탁 방지망을 미리 설치했고 긴급경영자금 등 어민들 후속보완책도 마련했다”며 “기름이 유출됐지만 선체 무게를 줄이기 위한 천공 작업은 최우선 목표인 선체 인양을 위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한편 진도군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주변 해역인 조도면 주민들이 당한 기름 피해는 554.5ha에서 34억원으로 집계됐다. 어민들은 직접적인 피해보상을 원하지만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 측은 아직 확실한 보상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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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lees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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