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가겠다는 카카오, 대안없어 속타는 코스닥

2017. 4. 27.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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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의 '넘버2' 종목인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검토하자 코스닥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기술주가 주로 상장된 미국 나스닥지수가 25일(현지 시간) 사상 처음으로 6,000 선을 돌파했지만 한국의 대표적 기술주 시장인 코스닥지수는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채 대형주 이탈 걱정까지 안게 됐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코스닥시장에 머물러도 코스피200에 편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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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코스닥시장의 ‘넘버2’ 종목인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검토하자 코스닥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기술주가 주로 상장된 미국 나스닥지수가 25일(현지 시간) 사상 처음으로 6,000 선을 돌파했지만 한국의 대표적 기술주 시장인 코스닥지수는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채 대형주 이탈 걱정까지 안게 됐다. 카카오의 이전이 다른 대형주의 ‘코스닥 엑소더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코스닥시장에서 카카오 주가는 9만2600원으로 마감했다. 카카오가 20일 공시를 통해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뒤 주가가 6.2% 올랐다. 이는 올해 초(7만6700원)보다 20.7% 오른 것이다.

카카오가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으로는 주가가 꼽힌다.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주목받으면서 나스닥 상장사 등 정보기술(IT) 회사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은 예외다. 최근 상승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코스닥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0.6%에 불과하다. 올해에만 약 9% 오른 코스피와 비교해도 부진한 성적이다. IT 기업인 카카오는 세계적인 IT 주가 상승세에 올라타지 못해 손해를 보고 있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기면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200은 외국인 및 기관투자가를 비롯해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등이 집중되는 국내 증시 대표 지수다. 여기에 편입되면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면서 주가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카카오의 시총은 6조2705억 원으로 이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45위 미래에셋대우(6조1168억 원)보다 크다. 신규 상장 종목이라도 15거래일 평균 시가총액이 50위 이내면 코스피200에 편입될 수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으면 카카오의 코스피200 편입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상장사들이 코스닥시장을 벗어나려는 또 다른 이유는 테마주, 작전주 등에 휘둘리는 코스닥시장의 혼탁한 질서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에는 ‘품절주 현상’을 이용해 의류업체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코스닥 시총 3위까지 뛰어올라 논란이 되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코스닥시장의 불안정성 때문에 ‘코스피 위주로 투자한다’는 내규를 가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카카오가 이전 상장을 결정할 경우 다른 대형주의 연쇄 이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2010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긴 코스닥시장 상장사만 8곳이다. 하지만 거꾸로 이전해온 사례는 한 건도 없다. 김재준 코스닥시장본부 본부장은 “시총이 큰 회사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 주가에도 악영향을 주고, 시장의 매력도 낮아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거래소 측은 벤처, IT 업종 시장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카카오의 코스닥시장 잔류를 설득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코스닥시장에 머물러도 코스피200에 편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이에 대해 거래소 측은 “이미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대표 종목이 섞인 KRX100지수가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질서를 바로잡고 기관과 외국인투자가, 경쟁력 있는 대형 상장사를 유치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는 게 근본 해법이라고 지적한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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