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포커스]안철수·심상정 행보에서 안희정·이재명이 보인다

정제혁 기자 2017. 4. 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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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민주당 경선 닮은 대선 중반
ㆍ중도·보수 지지 받은 안… 안 지사처럼 지지율 부침… 문재인 추격 안 지사 닮아
ㆍ심, 이 시장과 ‘같은 길’… 선명한 진보 차별화 불구… 지지율 확장 한계 닮은꼴

19대 대선 중반 구도가 더불어민주당 경선 때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위치한 것이 민주당 경선 때의 ‘좌 (이)재명, 우 (안)희정’ 구도와 비슷한 데다, 중도·보수층 지지에 힘입어 선두인 문 후보를 위협하던 안 후보가 정체성 논란으로 좌우협공을 받으며 지지세가 꺾인 것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부침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경선의 기시감이 우선 드는 대목은 야권 후보 구도다. 보수의 추락으로 ‘야·야 대선’ 구도인 상황에서 문 후보를 중심으로 왼쪽에 심 후보, 오른쪽에 안 후보가 포진한 모양새다. 안 후보가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확대하기 위해 안보 이슈 등에서 전략적 우클릭을 감행했다면, 안 지사는 대연정 의제를 던지며 중도·보수층에 다가섰다. 선명한 진보노선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심 후보는 문 후보를 비판하는 주된 소재도 증세, 사드 배치 등 민주당 경선 때 이재명 성남시장과 같다.

안 후보와 안 지사의 부침도 유사하다. 안 후보는 ‘보수의 차선책’ ‘문재인 대항마’로 주목받으며 문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다 최근 지지세가 꺾였다. 중도·보수층 표심을 다지기 위해 ‘북한 주적’ 논란에 뛰어드는 등 안보 이슈에서 우클릭을 한 것이 패착으로 분석된다. 안 후보의 안보 우클릭이 ‘호남 등 야권 지지층 이탈→문 후보에 대한 경쟁력 약화→중도·보수층 이탈’이라는 연쇄 효과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민주당 경선 때 안 지사도 ‘박근혜 선의’ 발언을 계기로 야권 지지층이 이탈하며 지지율이 하락세로 반전했다. 안 지사는 지지율 부침을 겪은 뒤 ‘안희정다움’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했는데, 이는 최근 안 후보가 미래·4차 산업혁명 등 ‘안철수다움’을 앞세우는 전략으로 궤도를 수정한 것과 흡사하다.

문·안·심 후보들의 지지율 합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등 구여권 후보들의 지지율 합을 압도하는 점도 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절대 강세를 보였던 것과 닮았다.

대선이 민주당 경선의 복사판이 되는 것은 ‘박근혜 파면’에 따른 보수 몰락으로 ‘왼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조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교체가 상수가 되면서 보수 후보들은 당락의 주요 변수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중도·보수 단일화론이 맥없이 사그라들고, 종전과 달리 색깔론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안정 희구 심리가 강한 중도·보수층 상당수는 정권교체와 개혁을 통한 정국 안정에 기울어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안 후보가 ‘미래 대 과거’ 구도를 통해 ‘더 나은 정권교체’의 비전을 보여주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철수다움’을 내세워 젊은층과 야권 지지층의 마음을 돌려세울 경우 중도·보수층이 다시 한번 안 후보의 경쟁력에 주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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