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사람]전국수험생유권자연대 안진섭 의장 "대선후보에 수험생 목소리 전달"

2017. 4. 2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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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을 사서 한다고? 사서 하는 고생은 거스름돈이라도 받아야 한다. 그게 정당한 셈법이고, 공정한 거래 아닌가.”

지난 2월 28일 공무원시험 수험생들이 몰려 있는 서울 노량진에서 전국수험생유권자연대는 단출한 출범식을 열었다. 함께 붙인 호소문은 시험 준비 중인 수험생에게 전하는 메시지의 형식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 한국 사회 전체에 던지는 날이 선 목소리였다. “맨손으로 미래를 쟁취하고 싶었”지만 “세상은 이제 그런 땀에는 아무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는 호소문은 ‘헬조선’에서 ‘사람구실’이라도 하려고 공무원시험에 몰리는 청년들에게 그 문호마저 점점 줄어드는 현실의 무게를 담고 있었다.

수험생연대에 참여하는 회원들은 5급 공무원을 뽑는 행정고시부터 7·9급 공무원시험, 경찰, 교사 임용을 준비하는 수험생에 대학입시 수험생까지, 시험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의장을 맡은 안진섭씨(37)는 존폐 기로에 서 있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이었다.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만이 아니라 공무원 임용을 위한 다양한 통로들이 점점 막혀가고 있다는 위기감에 대선을 맞는 수험생들의 심경은 어느 때보다 복잡하다. 무엇보다 시험에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안씨는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고, 그나마 학력이나 스펙을 떠나 도전할 수 있는 시험이 몇 안되는 상황에서 그 문턱마저 높이는 것은 ‘반 청년’ 정책이라고 말했다.

수험생연대는 현재 폐지 수순을 밟고 있거나 폐지 가능성이 높은 시험들을 단순히 존치하는 데만 목적을 두고 있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시험을 통과하자마자 5급으로 임용되는 행정고시를 비롯해 보다 앞선 출발선에서 공직을 시작하게 하는 현재의 고위 공직자 채용방식에서도 단점은 있다. 고위직 채용 시험을 통과한 공무원들만이 요직을 차지하거나, 이들이 공직에 필요한 전문성이나 현장성을 갖추지 못하는 등의 폐해 역시 꾸준히 제기되어온 문제여서 이를 시정할 대책 역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방식으로 안정적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무원시험 등 좁은 문턱으로 몰리게 되는 청년들의 현실을 고려한 제도적 보완이 없다는 것이 수험생연대의 주장이다. 청년실업과 불안정 일자리 같은 근본적 문제 해결과 함께, 특채 등 새로운 채용방식 도입에 앞서 유예기간을 두자는 것이다. 안씨는 “공채의 대안으로 민간 경력자 특채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채용과정이 불투명한 데다, 그동안 시험을 준비해온 수험생보다 로스쿨 등 일부 대학원 출신이 더 쉽게 자격요건을 통과할 수 있는 방식이라면 공정성을 높일 방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대선국면에서 각 정당이나 후보 캠프가 내놓는 대안들이 피상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특채 과정에서 절대평가와 면접, 두 단계로만 채용을 진행해 심사관 개입을 통제하기 어려운 방안도 대안이라고 나오는데, 이들 대책에 대해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려고 한다.” 수험생연대는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 캠프에 현장의 수험생들이 전하는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정책제안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안씨는 “말로만 청년과 수험생들을 위하지 않도록 대선후보들에게 수험생들의 현실이 전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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