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찾는 대선 후보에 상인들 반응 '싸늘'

조선교 기자 입력 2017. 4. 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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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대전 유성시장에서 진행된 모 정당의 지원 유세에서 유세단이 인사를 건네며 가까워오자 10여 명 이상의 상인들이 "뭐하러왔냐"고 수근거리며 자리를 피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앞서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7일, 또다른 정당의 후보가 전통시장을 방문한 뒤 일부 상인들이 "선거유세 덕분에 시장터가 아수라장이 돼 점심장사를 날려먹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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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러왔냐", "장사 망쳤다" 비난
"정당에 대한 근본적 불신 때문"
18일 대전 동구 중앙시장 앞에서 열린 모 정당 선거유세에서 시민들이 선거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2017.4.18/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대전·충남=뉴스1) 조선교 기자 = 지난 24일 대전 유성시장에서 진행된 모 정당의 지원 유세에서 유세단이 인사를 건네며 가까워오자 10여 명 이상의 상인들이 “뭐하러왔냐”고 수근거리며 자리를 피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또 10여 명의 상인과 시민들은 악수를 거부하기까지 하는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앞서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7일, 또다른 정당의 후보가 전통시장을 방문한 뒤 일부 상인들이 “선거유세 덕분에 시장터가 아수라장이 돼 점심장사를 날려먹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제19대 대통령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간 유세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시장의 일부 상인들이 냉담한 반응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등 바닥표심이 예전과 사뭇 다른 선거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각 당의 후보들과 유세단 등이 수차례 다녀간 25일 오후 대전 중앙시장에서 만난 20여 명의 상인들은 하나같이 “선거철만 되면 그저 스쳐가는 사람이 바로 후보자들"이라며 "선거유세 방문으로 인한 영향은 별로 없다. 그들의 서민 정책은 믿지도, 기대하지도 않는다”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전통시장에서 호떡을 판매하는 장모씨(58)는 “기껏 방문해서는 후보들이 상인회 회장 같은 사람들한테나 쑥덕거리지 정말 필요한 사람, 얘기해야 할 사람은 건너뛰고 그냥 간다”며 “시장 활성화 등 서민정책에 대해 몇 년이 지나도 콧방귀도 안 뀌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20여 년 넘게 수산물 노점을 운영해 온 김모씨(66·여)는 “선거 때만 반짝 와서는 다들 거짓말을 한다”며 “방문한다고 지지하는 사람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신뢰나 지지하고픈 마음이 커지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죽을 판매하고 있는 30대 여성도 “후보들이 다녀간다고 지지할 마음이 생기는게 아니다. 그들의 서민정책은 사탕발림”이라며 “표 하나 구걸하려고 얼굴 비치려면 안 와도 된다. 우리가 목말라하는 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먹고 살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종빈 미래정치연구소장은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해 일반 국민을 외면한 채 진영 싸움을 벌이고, 서민경제를 외면한 채 막상 현장에선 고민을 잘 듣지않는다는 점 등으로 정당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시장을 찾는 이유는 바닥 민심에서 바람몰이를 하고 싶거나 친서민, 소통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러한 민심을 극복하기 위해선 더 이상 보여주기식,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서민 맞춤형 공약을 만드는 등 형식적인 행동이 아닌 진심으로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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